현대위아가 전륜구동 차량의 뒷바퀴에 전기모터 등을 달아 일반 4륜구동 차량보다 연비를 30%가량 높일 수 있는 4륜구동 시스템인 e-4WD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현대위아 계열사인 현대·기아자동차는 이 시스템을 일부 콘셉트카에 도입한 데 이어 앞으로 개발할 친환경차에도 적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위아는 친환경 4륜구동 시스템 e-4WD 개발을 마치고 생산 준비에 들어갔다고 8일 밝혔다. e-4WD는 전륜구동 자동차의 뒷바퀴에 모터를 달아 뒷바퀴를 굴린다. 차량 중앙의 제어기가 앞바퀴를 돌리는 엔진과 뒷바퀴용 모터의 출력 등을 조절해 주행 상황에 맞게 앞뒤 동력을 배분한다.

대부분 하이브리드카가 앞바퀴에 엔진과 모터의 출력을 집중하는 2륜구동 방식인 것과 비교하면 e-4WD는 전륜과 후륜의 동력원을 나누는 4륜구동 방식이다. 2륜구동에 비해 주행 성능과 안전성이 높은 4륜구동이면서도 엔진만으로 네 바퀴를 굴리는 일반 4륜구동 차량보다 연비가 높다고 현대위아는 강조했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기존 4륜구동 시스템은 엔진의 힘을 앞뒤로 나누는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하지만 e-4WD는 이런 손실이 없어 연비가 30% 개선된다”고 말했다.

모터의 힘을 더하기 때문에 기존 2륜구동 차량보다 동력 성능도 향상된다.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실험한 결과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인 제로백은 10.7초에서 7.9초로 24% 빨라졌고 언덕 등판 성능은 30% 올라갔다.

현대위아는 e-4WD 핵심인 모터에 수십년 동안 공작기계를 제작하며 쌓은 모터 개발 기술력을 쏟아부었다. 모터의 최대 토크(가속력)는 준중형 가솔린 세단과 비슷한 20.9㎏·m에 달한다. 제어기, 인버터 등 주요 부품도 자체 개발했다.

e-4WD처럼 앞뒤 동력원을 달리 하는 하이브리드카로는 도요타의 라브4와 푸조 3008 등이 있다. 기아차는 지난해 2월 공개한 콘셉트카 트레일스터에 이 같은 4륜구동 방식을 적용했다.

윤준모 현대위아 사장은 “일반 4륜구동 시스템부터 친환경 e-4WD까지 풀 라인업을 구축해 급변하는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종합 자동차 부품사로 확고히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