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홈 강소기업 코맥스 창업자 변봉덕 회장 "기술 알아야 의사 결정"
“코맥스를 세운 지 올해로 48년 됐습니다. 창립 초반인 1970년대에는 사람들이 인터폰만 봐도 신기해했어요. 이젠 사물인터넷(IoT)으로 스마트홈 시스템을 구축해 모바일 기기로 집안의 가스나 전기, 외부인 침입 여부를 확인하는 시대가 됐죠. 기술이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니 언제나 소비자와 시장과 함께 호흡해야 살아남을 수 있죠.”

변봉덕 코맥스 회장(77·사진)은 지난 2일 경기 성남 코맥스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코맥스의 업종은 ‘나만의 공간’과 ‘소통’을 모두 중시하는 분야”라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정보기술(IT)과 융합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 회장이 IoT 공부에 푹 빠져 있는 것도 이런 생각 때문이다. 코맥스는 최근 IoT 기반 스마트홈 시스템 개발과 관련 제품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여든을 앞둔 노인이라고 해서 신기술 공부에 소홀할 수는 없다”며 “최고경영자가 기술에 밝지 못하면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내리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도 소비자 눈높이와 실제 용도에 맞아야 제대로 된 상품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기술만 앞서면 시장 흐름에서 동떨어지기 쉽거든요. 그래서 각 대리점과 고객센터에서 소비자의 소리를 듣고, 대학생과 사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콘테스트도 수시로 엽니다.”

1968년 설립된 코맥스는 국내 최초로 인터폰을 만들었다. 디지털 도어록과 비디오폰, 보안용 영상감시장비 등으로도 유명한 강소기업이다. 12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1146억원을 기록했다. 변 회장은 “코맥스는 처음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대신 자체 브랜드를 고집했다”며 “장기적인 성장과 인지도 제고를 위해선 그 방법이 필수적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일찍부터 해외로 눈을 돌렸다. 국내에서 영업하기엔 시장이 너무 작았기 때문이다. “주택과 사무실 보안 시스템은 창업 당시 선진국에도 딱히 내세울 만한 기업이 없었어요. 블루오션이었죠. 제조업과 IT기업, 통신망 회사들과 긴밀하게 협업하며 틈새시장을 노린 게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해외여행도 쉽지 않던 1970년대에 작은 회사가 해외 영업망을 뚫기란 쉽지 않았다. 변 회장은 1975년 배낭 하나 둘러메고 미국과 유럽, 중동 등지 50여개 도시를 한 달여간 돌며 코맥스 상품을 외국 바이어에게 소개했다. 또 아이디어를 실물로 구현해낼 협력업체를 부지런히 찾아 다녔다. 그는 “경영자는 직면하는 모든 어려움을 즐거움으로 승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며 “단일 회사가 모든 걸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장님 코끼리 만지기’밖에 안 되기 때문에 가능한 한 다양한 업종과 일찍부터 융합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변 회장의 좌우명은 ‘최선의 방법은 항상 존재한다’다. “최상의 방법이란 건 있을 수 없지만 그걸 찾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최상에 가까운 최선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실망하지 말아야 합니다.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한 게 실은 최악이었던 것으로 나타날 수도 있죠. 하지만 두려움 없이 도전하며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찾아가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