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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해상운송의 비즈니스 클래스' 갖춰야

입력 2016-11-07 17:32:31 | 수정 2016-11-08 03:57:41 | 지면정보 2016-11-08 A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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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복과잉에 가격경쟁 치열한 해운
단순한 선박 대형화론 정상화 불가
양질 서비스로 경쟁력 원천 바꿔야

전준수 < 서강대 석좌교수·경영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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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달 31일 ‘조선·해운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해운분야의 골자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원가절감 및 대형 고효율 선박을 확보해 선대의 규모화를 달성함으로써 선박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둘째, 국내 및 다국적 화물을 적극 유치해 안정적 영업기반을 마련함으로써 화물경쟁력을 확보하며, 마지막으로 시황변동에 따른 국내 해운업 전반의 대응력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모든 정부 시책이 그렇듯이 중요한 것은 시행의지다. 일부에서는 크게 새로울 게 없는 방안이라고 평가하지만 이 방안만이라도 차질없이 시행되기를 바랄 뿐이다.

최근 컨테이너 정기선 시장의 불황은 두 가지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 세계 경제 침체에 따른 물동량 감소가 수요 측면에서의 원인이라면 공급 측면에서는 컨테이너선의 대형화가 원인이다. 어느 상품시장도 마찬가지이지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원가절감이 뒷받침되는 가격경쟁력이 있거나 상품의 질에서 경쟁자를 앞서야 한다.

그러나 해운 정기선 시장이 컨테이너화됨으로써 컨테이너 운송 상품은 동질화됐다. 상품이 컨테이너 단위로 운반되면서 화주의 문전에서 문전까지 일관수송 체제가 갖춰졌다. 선사 간 서비스의 질 차이가 사라져 가격으로밖에는 경쟁력을 만들어 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에 세계 1위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는 2010년 대우조선해양에서 1만8000TEU(1TEU=길이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 선박 20척을 일시에 건조, 동아시아~유럽 정기선 서비스에 나섰다. 당시엔 연료유 가격이 t당 250달러를 넘는 때였다. 저속의 대형선으로 연료소모를 최소화하고 컨테이너 적재량은 대폭 늘려서 컨테이너 한 개당 원가를 최소화한 것이다. 이를 토대로 가격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 시장을 석권해 나갔다. 해운 정기선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든 것이다.

그 후 모든 정기선사가 살아남기 위해 선박 대형화에 동참하면서 한국 조선소들이 호경기를 누렸는데 컨테이너 정기선 시장은 엄청난 선복(적재 가능한 화물의 총량) 과잉에 처하게 됐다. 이런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은 운임을 하락시켜 모든 정기선 선사가 적자에 시달리게 됐다. 머스크까지도 적자를 감내해야 하는 실정이다. 세계 경제가 회복된다 해도 현재의 선복과잉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대형 컨테이너선을 몇 척 더 건조한다고 해서 우리 해운산업이 정상화될 수 없으며 선복과잉만 악화시킬 뿐이다.

우리도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선구자가 돼야 한다. 이제부터는 양이 아니라 질로, 저렴한 운임이 아니라 양질의 서비스로 경쟁력 원천을 바꿔야 한다. ‘해상운송의 비즈니스 클래스’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1만3000TEU급 고속·고효율·친환경 선박 20여척을 일시에 건조, 유럽항로에 배치하고 운항시간 30% 단축과 함께 운항 정시성을 90% 가까이 달성해야 한다. 이어 파나마운하를 통과해 미국 동해안, 남미 동해안을 연결하는 항로를 개설하면 앞으로 더 많은 선박 건조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 그러면 다른 외국 선사들의 수요도 불러일으켜 국내 조선소의 일감을 더 늘리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이것이 국내 조선과 해운의 상생 발전 구도라 할 수 있다.

화물경쟁력 확보는 국내 공기업·대기업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국내 해운의 활성화가 곧 조선업의 활성화를 불러오고 철강, 기계 등 연관산업의 활성화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해운 지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또 정부의 어떤 정책도 해운 기업인의 진취성, 창의성, 모험가적 투자를 위축시켜서는 안 된다. 정부의 해운 경쟁력 강화 방안이 계획된 대로 이행되기를 바란다.

전준수 < 서강대 석좌교수·경영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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