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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종의 '중국 인문기행' (7) 광둥(廣東)] 황제로부터 자유로웠던 개혁의 중심

입력 2016-11-07 17:45:19 | 수정 2016-11-08 14:31:53 | 지면정보 2016-11-08 A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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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종 <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
주장(珠江)에서 바라본 광저우시 야경. 왼쪽에 솟아 있는 고층건물이 TV 전파를 송신하는 높이 600m 광저우탑이다.기사 이미지 보기

주장(珠江)에서 바라본 광저우시 야경. 왼쪽에 솟아 있는 고층건물이 TV 전파를 송신하는 높이 600m 광저우탑이다.

황제(皇帝)는 옛 중국이 지닌 ‘복판’이다. 스스로의 표현으로는 ‘천하(天下)의 중심’이다. 모든 권력은 자장(磁場)으로 쇳가루가 모이듯이 그곳으로 빨려든다. 억조창생(億兆蒼生)의 삶과 죽음을 주거나 빼앗을 수 있다. 그 권력의 크기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따라서 황제는 경원(敬遠)의 대상이기도 했다. 때론 그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좋았다. 강한 짓누름이 없고, 목숨 건 정치적 곡예를 하지 않아도 괜찮았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를 중국인들은 “산은 높고 황제는 멀리 있다(山高皇帝遠)”고 했다. 중국의 지리적 환경에서 황제의 권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곳의 대표 지역은 바로 광둥(廣東)이다. 중국의 남쪽 끝에 있으면서 경제가 가장 발달한 지역이다.

이곳의 인문적 정체성은 (월)이라는 글자에 담겼다. 광둥을 지칭하는 간칭(簡稱)이다. 원래는 창장(長江) 남부에 산재했던 도작(稻作)문명의 주체인 越(월)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여러모로 달랐던 모양이다. 나중에 그 둘을 가르기 위해 새로 부여한 글자가 바로 (월)이다.

중국 경제성장의 상징 '주장삼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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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는 1억명을 조금 웃돈다. 성 소재지인 광저우(廣州)의 언어가 전체 지역을 고루 지배한다. 그러나 인구 분포는 여느 지역처럼 복잡하다. 전체적으로는 광저우 언어 사용 인구가 중간 지역을 차지하고, 동쪽으로는 인접한 푸젠(福建) 계통의 인구가 거주한다. 그곳은 푸젠 지역 동남부에 해당하는 민난(南)의 인문 권역에 속한다. 차오저우(潮州)와 산터우(汕頭)가 대표적이다. 한때 중국 권역 최고 재벌에 꼽혔던 리카싱(李嘉誠)이 대표적 인물이다. 이들의 언어는 민난 지역의 토속어에 가깝다.

다른 한 계통이 객가(客家)다. 광저우의 남쪽인 후이저우(惠州)가 대표적이다. 광저우 북쪽의 산간 지역에도 고루 분포한다. 따라서 광둥의 주민은 광저우 중심의 토착 그룹, 푸젠 계통의 동쪽 그룹, 객가 그룹 등 셋이 골간을 이루고 있다.

이곳의 젖줄은 주장(珠江)이다. 2214㎞ 길이, 전체 하계(河系)는 3만6000㎞에 이른다. 광둥 전역을 풍부한 수량으로 골고루 적시는 하천이다. 이를 바탕으로 광둥은 눈부신 경제발전을 구가했다. 특히 중국 개혁개방 이후 광둥은 그 흐름의 첨병(尖兵) 역할을 아주 훌륭하게 해냈다. ‘주장 삼각주’는 따라서 중국 개혁개방의 상징과도 같은 적이 있었다.

이곳에는 북부와 중부 중국 지역과는 다른 특이한 활력이 흘러넘친다. ‘산이 높고 황제는 멀리 있다’는 인문지리적 환경 때문이다. 황제의 권력이 주는 중압감, 지나친 규제와 감시에서 상대적으로 먼 거리에 놓여 있었던 까닭이다. 그런 점 때문에 광둥은 혁명과 개혁의 아이콘으로 등장한 적이 많았다.

160개국에 진출한 화교의 본향

청나라 말의 아주 거셌던 농민 반란인 ‘태평천국(太平天國) 운동’이 이곳에서 촉발했고, 그 뒤 청말의 개혁을 주창한 변법운동(變法運動)도 예서 비롯했다. 청나라를 몰아내 중국 봉건 왕조의 역사를 마감한 신해혁명(辛亥革命)의 주역 쑨원(孫文) 또한 바로 이곳 태생이다. 무술의 전통도 상당했다. 영화 <황비홍(黃飛鴻)>의 실제 주인공 황비홍이 광저우 인근 포산(佛山)에서 활약했다. 영화 <일대종사(一代宗師)>의 실제 주인공인 엽문(葉問)도 그곳 태생이며, 엽문에게 권법을 배워 세계적인 쿵후 스타로 자란 이소룡(李小龍)도 그곳이 원적지다.

광둥 북쪽에는 동서 길이 600㎞, 남북 200㎞의 남령(南嶺)이 지나간다. 아주 험한 산맥은 아니지만 사람의 통행에 큰 불편을 끼치는 산지(山地)다. 그래서 광둥은 남령의 이남이라는 뜻에서 영남(嶺南)으로도 불렸다. 거대한 산지 남쪽은 중앙의 권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그래서 “위에서 정책을 결정하면, 아래서는 대책을 낸다(上有政策, 下有對策)”고 했다. 광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광둥은 3000만명이 세계 160개 국가에 흩어져 생활하는 화교(華僑)의 본향이기도 하다. 예로부터 바다로 나간 개방성에 남령의 험준한 산지가 중앙의 간섭과 견제를 막아준다. 개혁적 성향, 때론 혁명적 기질을 드러내며 광둥은 오늘도 중국 경제의 첨병으로 앞으로 향해 부지런히 나아가는 중이다.

유광종 <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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