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_감염내과_김홍빈_교수님_사진
슈퍼박테리아로 불리는 다제내성균의 병원 내 전파를 막는데 손씻기가 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은 2008~2014년 황색포도구균 환자 패혈증 발생과 손씻기 등 위생수칙 준수 간의 관계를 분석했더니 손 위생을 높이는 활동을 한 뒤 슈퍼박테리아의 하나인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구균(MRSA) 패혈증 환자가 이전보다 3분의 1정도 줄었다고 7일 발표했다. 의료진의 손 위생 수행률은 92.2%까지 증가했다.

MRSA는 포도알균(공 모양의 세포가 불규칙하게 모여서 포도송이처럼 된 세균)의 하나로, 감염되면 각종 장기 등에 고름이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패혈증 뇌수막염 골수염 폐렴 등 전신감염으로 퍼지기도 한다. 다른 사람과 접촉하거나 수건 면도기 등 개인 물품을 공유했을 때 전염되는 MRSA는 일반인보다 병원 입원 환자, 의료종사자의 비강 내에서 검출되는 사례가 많다. 이 때문에 대표적인 병원 감염균으로 불린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팀에 따르면 2010년 병원에서 손 위생 증진 활동을 한 뒤 MRSA 패혈증 환자가 65명 줄었다. 2011년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병원에서 발생한 MRSA 패혈증 환자 한 명 당 경제부담은 1500만원(1만3101달러)정도다. 이를 대입하면 손위생 증진 활동으로 9억9000만원(85만1565달러)이 절감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손 소독제 구입과 손 위생 증진활동을 위해 투입한 인건비 등에 1억9000만원(16만7495달러)이 들었다고 보면 비용 대비 5배 정도의 효과가 있었다는 의미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북아메리카와 유럽 등에서 이뤄진 연구 결과를 보면 손 위생 캠페인을 통한 경제 효과가 평균 11배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세계보건기구(WHO) 등의 통계를 보면 매년 180만명 이상의 5세 이하 어린이가 설사와 폐렴 등 감염질환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CDC는 올바른 손 위생을 가장 경제적이며 효과적인 감염 예방법으로 소개한다.

김 교수는 “한국은 다인병실이 많아 접촉을 통한 감염률을 낮추는 것이 어렵지만 침상마다 손 소독제를 비치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을 때 손위생 수행률이 높아졌다”며 “병원 의료진, 환자, 보호자 모두의 안전을 위해 손 위생 참여를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 감염통제 저널(American Journal of Infection Control)’ 9월호에 실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