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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최순실 비리 집중' 문체부가 부패방지 1위?

입력 2016-11-06 18:04:59 | 수정 2016-11-07 03:48:25 | 지면정보 2016-11-07 A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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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 2013~2015년 평가…감사 시스템 부실 논란

문체부 내부 경고음에도 2015년 청렴도 평가 2등급
감사원 지적도 0~2건 불과

비선실세 개입·부실 감사 등 시스템 부재가 비리 더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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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원회가 시행한 ‘2013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 20개 정부 부처 중 1위를 차지한 곳은 문화체육관광부였다. 부패 차단 시스템이 잘 갖춰졌다는 호평과 함께 우수 사례로도 소개됐다. 문체부는 지난해에도 이 평가에서 1등급을 받았다. 같은 해 ‘청렴도 측정 평가’에선 2등급을 기록했다. 이 기간 문체부는 ‘최순실 국정 개입’의 본거지로 변해 갔다. 차은택 씨와 김종 전 2차관을 중심으로 각종 인사 청탁과 이권 개입이 난무했다.

비리 확산돼도 ‘부패방지 1위’

문체부가 사상 최악의 비리로 망가지는 동안 이를 감시·평가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2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권익위는 문체부에 잇따라 우수한 성적을 줬다. 문체부 직원들이 보낸 ‘내부 경고음’도 무시됐다. 감사원 감사에서도 매년 두 건 이하의 지적만 있었다.

전체 5개 등급으로 된 권익위의 부패방지 및 청렴도 평가는 각 부처의 부패 정도를 알 수 있는 유일한 지표다. 여기서 문체부가 받은 성적은 모두 상위권이다. 5개 등급 중 1, 2등급을 받는 부처는 절반도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3~5등급에 몰려 있다.

270개 정부 부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부패방지 시책 평가는 부패유발요인 제거·개선, 부패사건 발생 정도, 정책투명성 정도 등을 종합해 점수를 낸다. 청렴도 평가는 더 많은 617개 기관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문체부에 민원을 넣은 적이 있는 외부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하는 외부 평가, 문체부 직원 설문조사를 통한 내부 평가, 정책 평가로 구성된다.

이 같은 조사에서 문체부 비리는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2013년 문체부가 1위를 차지한 부패방지 시책평가의 조사 기간은 2012년 11월부터 2013년 10월까지였다. 2013년 5월 문체부는 특별한 이유 없이 청와대 지시로 최씨의 딸 정유라 씨가 참가한 승마대회에 대한 특별감사를 했다. 이를 맡은 노태강 전 체육국장 등은 최씨를 둘러싼 승마협회의 파벌 문제를 지적했다는 이유로 그해 9월 돌연 경질됐다. 부패유발요인을 ‘제거·개선’하려던 사람들을 부당하게 쫓아냈지만 평가 결과는 오히려 좋았다. 2014년엔 문체부 평가 결과가 4등급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는 청렴교육 여부 등 피상적인 이유 때문이었고, ‘국정 농단’이 더 심해진 지난해엔 다시 1등급으로 올라섰다.

내부의 경고음도 무시됐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청렴도 설문조사에서 문체부는 줄곧 4~5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이 기간에 전체 성적은 2~3등급으로 나왔다. 외부 평가 비중이 60%에 달하는 반면 내부 평가는 25%에 불과한 데 따른 결과였다. 한 문체부 간부는 “외부 평가는 문체부 전체에 대한 것이 아니라 해당 민원을 받은 직원 개인이 투명하게 일을 했는지에 대한 것”이라며 “이를 문체부 전체의 청렴도를 평가하는 주요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에 비리 징후를 사전에 알아챈 직원들의 목소리가 밖으로 전달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부실 감사 속에 더 악화된 문체부

감사원의 문체부 감사도 원활하지 못했다. 비리를 저지른 인물을 고발하거나 징계한 ‘신분적 조치’ 건수는 2013년 단 한 건도 없었다. 2014년과 2015년에도 두 건씩에 불과했다. 그나마 절반은 문체부 자체가 아니라 산하기관인 주러시아 한국문화원 등에 대한 지적이었다. 잘못에 대한 변상 또는 금액 시정을 요구한 ‘금전적 조치’도 매년 한두 건이 전부였다.

한 전직 문체부 관계자는 “문체부 비리는 결국 청와대와 비선실세의 개입, 기획재정부의 예산 뒷받침, 감사원과 권익위의 부실 감사와 방조 속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제대로 시스템을 갖추지 않으면 이런 잘못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권익위는 이에 대해 “청렴 교육 등을 중심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모든 비리를 집어낼 수는 없다”며 “사전엔 파악하진 못했지만 적어도 올해엔 문체부 평가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해명했다. 감사원은 “부처당 1년에 한두 번 감사하고 한 번 들어가면 최소 3~6개월 걸린다”며 “인력과 시간이 충분하지 못하고 잦은 감사는 부처에 부담이 될 수 있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부패방지 시책 평가엔 매년 1억5000만원, 설문조사를 병행하는 청렴도 평가엔 20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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