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시온여성병원, 자연분만율 70% '최고'…"믿을 수 있다" 산모에 입소문
이승철 시온여성병원 원장(사진)은 1998년 경기 수원 영통에 이승철산부인과를 열었다. 기계적으로 아이를 받는 병원이 아니라 임신부가 행복하게 출산하는 병원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력과 장비 등을 갖춘 산부인과 전문병원이 필요했다. 인근 부지를 매입하고 건물을 지어 2년 뒤인 2000년 10월 시온여성병원을 개원했다. 30병상 규모 병원에서 의사 8명이 진료를 했다. 개원 첫 달 29명의 아이가 이 병원에서 태어났다. 믿을 만한 병원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이듬해 이 병원에서 태어난 아이는 월평균 164명으로 늘었다.

위기도 있었다. 인근에 산부인과 병원이 하나둘 생겨나면서 영통 지역은 산부인과 격전지가 됐다. 2004년엔 주변 병원이 가격 할인 공세를 폈다. 직원들조차 “의료 질을 포기하더라고 가격을 낮춰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하지만 환자들이 진료 수준이 높고 안전한 병원을 찾을 것이라며 버텼다. 잠시 줄었던 임산부들의 발길이 이내 다시 늘었다. 2008년 월평균 304명의 아이를 받았다.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면서 2009년 병원 규모를 두 배로 확장했다. 수원에서 가장 많은 아이를 받는 산부인과 병원이 됐다. 이 원장은 시온여성병원을 “자연분만으로 아이를 안심하고 낳을 수 있는 병원”이라고 했다. 그는 “건강한 출산 문화를 전파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시온여성병원은 수원에 하나뿐인 산부인과 전문병원이다. 아이가 자연 상태 그대로 태어나는 것에 가장 신경을 쓴다. 이 병원의 자연분만율은 70% 수준으로 전국 평균인 60%를 웃돈다. 개원 이후 한 번도 최고 등급을 놓친 적이 없다. 일부 병원에서 돈벌이로 많이 하는 인공임신중절(낙태) 수술도 하지 않는다.

자연분만은 제왕절개보다 위험이 크고 손이 많이 간다. 이 때문에 자연분만율이 높으면 의료사고 위험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병원은 각종 합병증, 후유증 발생빈도가 최저 수준이다. 비결은 교육이다. 이 원장은 “출산 시 응급상황 등을 주제로 수시 교육을 한다”며 “다른 병원은 별도 교육시간을 빼는 것 때문에 힘들어하는 병원 인증이 쉬웠을 정도”라고 말했다.

자연출산에도 앞장서고 있다. 자궁수축제, 무통분만 약제를 가능한 한 쓰지 않고 임부가 병상이 아닌 편안한 공간에서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돕는다. 아이가 태어나면 모유 수유에도 신경 쓴다. 7명의 모유수유전담팀이 출산 전부터 모유 수유 방법을 알려준다. 2004년 유니세프로부터 ‘아기에게 친절한 병원’으로 지정받았다. 지난해 국내에서 아기에게 친절한 병원으로 재지정받은 곳은 시온여성병원을 포함해 두 곳뿐이다.

올바른 출산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샬로머문화원도 열었다. 누구든 이곳을 찾아 임신, 모유 수유 등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따뜻한 병원이 되기 위해 직원 복지에도 신경쓰고 있다. 병원에 이익이 생기면 직원 월급을 올렸다. 근무 3년째가 되면 포상하고 6년이 되면 황금열쇠를 준다. 10년이 되면 연수비 명목으로 200만원을 지급한다. 자연히 근속연수가 늘어났다. 이 원장은 “올해 12명에게 연수 비용을 지급했다”며 “직원이 병원을 사랑해야 환자도 사랑할 수 있다”고 했다.

명절 연휴를 전후해선 병원 의료진이 몽골 팔레스타인 시리아 등으로 의료봉사를 떠난다. 미혼모를 위한 봉사에도 앞장서고 있다.

수원=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전문병원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우수병원입니다. 복지부로부터 난도 높은 질환에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인증받은 전국의 병원 111개가 전문병원으로 등록 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