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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근면 전 인사처장 직격 인터뷰 "박근혜 정부 실패는 측근들 인사전횡 탓"

입력 2016-11-03 17:37:19 | 수정 2016-11-04 09:43:46 | 지면정보 2016-11-04 A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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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직격 인터뷰

"우병우와의 갈등으로 그만 둬"…후임엔 우 전 수석 동향 임명
"청와대 수석·장관들, 최순실의 대통령에 대한 영향력 알았을 것"

"공직인사 개혁안, 다른 수석들 공감에도 우병우만 반대
비리 제보받았다며 나에 대해 감찰 벌였다"

일부 측근의 장·차관 인사 개입…인사시스템 작동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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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사진)은 “박근혜 정부의 실패는 청와대 일부 참모의 ‘인사 전횡’으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결과”라고 3일 주장했다. 자신이 지난 6월 물러나는 과정에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의 갈등도 있었다고 했다.

이 전 처장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전 처장이 자신의 교체 배경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그룹 인사전문가 출신으로 공직사회 개혁을 진두지휘하던 그는 지난 6월 취임 1년7개월 만에 전격 교체됐다. “건강상 이유로 사의를 밝혔다”는 게 청와대의 공식 발표였다. 당시 이 전 처장은 기자에게 “(교체와 관련한) 자세한 얘기는 지금은 힘들지만 나중에 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건강상 문제가 있었던 것은 맞다”면서도 “애초 올해 말까지는 처장직을 계속 수행하겠다는 뜻을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털어놨다. 이 전 처장은 “올 1월 청와대에 공직사회 개혁을 담은 정책안을 올렸는데 세 차례나 거부당했다”며 “이때부터 (청와대에서) 사실상 그만두라는 뜻을 우회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어 “인사처의 개혁안에 청와대 다른 수석들은 모두 공감했지만 한 명만 끝까지 반대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 명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면서 민정수석실이 인사처의 공직사회 개혁을 가로막았다고 했다. 사실상 우 전 수석을 지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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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간섭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지난 3월 중순부터로 추정된다. 당시는 정부서울청사 인사처 사무실에 한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이 침입해 시험 성적을 조작한 사실이 경찰에 적발되면서 인사처가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을 때였다. 이 전 처장은 “보안 책임을 맡고 있던 행정자치부에 대해선 한마디도 없이 모든 책임을 인사처에 뒤집어씌우도록 민정수석실이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민정수석실에서 비리 관련 제보를 받았다는 이유로 이 전 처장을 감찰했다는 게 인사처 고위관계자의 설명이다. 청와대 국정홍보실이 이 전 처장의 언론 인터뷰 일정 및 인사처의 각종 보도자료에 대해 사전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도 이때부터다. 청와대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지시에 따른 것이다.

결국 3개월 뒤인 지난 6월24일 이 전 처장은 전격 퇴임했다. 후임으로는 김동극 대통령비서실 인사비서관이 임명됐다. 김 처장은 경북 영주 출신으로 우 전 수석과 동향이다.

이 전 처장은 청와대 인사위원회 역할에 대해서도 강한 의문을 드러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생긴 청와대 인사위원회는 각 부처 장관과 차관 및 공공기관장 인사를 결정하는 기구다. 비서실장을 비롯해 각 수석비서관이 참여한다. 안 전 비서관과 함께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는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은 정식 멤버가 아닌 데도 인사위원회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전 수석과 이 전 비서관이 인사위원회에서 사실상 장·차관 인사를 좌지우지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 전 처장은 “공직자 기강을 감시해야 할 민정수석실이 장관과 차관을 임명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 자체가 인사 시스템이 잘못됐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우 전 수석과 이 전 비서관이 장·차관 임명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력을 행사했는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청와대 내부의 일을 외부에 공개적으로 알렸다가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전 처장은 현 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60)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다만 “2014년 ‘정윤회 문건 파동’이 터지면서 일반 국민들도 최씨의 존재를 알고 있지 않았냐”며 “청와대 수석과 장관들도 당연히 최씨의 존재를 알았을 것”이라고 했다. 최씨를 몰랐다는 일부 수석비서관과 장관들의 해명을 반박하는 내용이다. 그는 “최씨가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사실은 알았겠지만 어느 정도인지는 대부분 몰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처장은 공직사회에서 일하면서 얻은 소회를 담은 회고록을 이르면 이달 말께 출간할 예정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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