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세계 최초로 개발해 지난해 상용화한 기능성 감미료 알룰로스가 체지방 감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일본 업체들과 경쟁하는 차세대 감미료 시장에서 CJ제일제당이 한발 앞서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분의 효과는 이를 입증한 업체만 제품 홍보 등에 활용할 수 있어 시장 선점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12주 만에 체지방 1.1㎏ 감소

먹을수록 살 빠지는 '(당당)糖糖한' CJ감미료
CJ제일제당은 쥐를 대상으로 관련 효과를 확인했던 최명숙 경북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인체 적용시험을 통해 사람 몸에서도 체지방 감소가 이뤄지는 점을 입증했다고 3일 발표했다. 알룰로스의 체지방 감소효과 연구는 국내외에서 꾸준히 이뤄졌으나 인체 적용 입증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체중 및 경도 비만인 성인 남녀 121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실험에서 알룰로스를 12주 동안 매일 14g씩 먹은 사람의 몸무게는 평균 1.3㎏ 빠졌다. 이 중 체지방이 1.1㎏을 차지했다. 허리와 엉덩이 둘레도 평균 각각 1.6㎝와 0.6㎝ 줄었다. 가짜 약을 먹은 대조군은 몸무게와 체지방에 의미 있는 변화가 없었다. 실험군과 대조군 모두 운동이나 특별한 식이요법은 하지 않았다. 최 교수는 “알룰로스가 비만을 예방하고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미·일 경쟁에서 앞서나가

먹을수록 살 빠지는 '(당당)糖糖한' CJ감미료
알룰로스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희소한 당(糖) 성분이다. 칼로리가 g당 0~0.2㎉에 불과해 ‘제로 칼로리’ 감미료로 불린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7월 국내 최초로 알룰로스(액상) 상용화에 나섰다. 지난 9월에는 세계 최초로 분말형 알룰로스를 출시했다.

세계 알룰로스 시장에서는 CJ제일제당과 마쓰다니(일본), 테이트앤드라일(미국) 세 회사가 경쟁하고 있다. 세 업체 모두 작년 비슷한 시기에 상용화에 성공했다. 올 7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식품박람회 ‘IFT2016’에는 세 기업 모두 참가해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서는 등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먹을수록 살 빠지는 '(당당)糖糖한' CJ감미료
경쟁이 치열한 것은 알룰로스의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세계 당류 시장은 76조원 규모인데, 이 중 차세대 감미료는 5%인 4조원에 불과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당류 섭취량을 줄일 것을 권고하고 있고, 탄산음료 등에 비만세를 부과하는 것을 검토하는 나라가 있을 정도로 건강한 당에 관심이 커지고 있어 차세대 감미료 비중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알룰로스는 특히 기존 저칼로리 음료 등에 사용되던 아스파탐, 스테비아 등과 달리 설탕과 비슷한 단맛을 내 음식의 맛을 해치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CJ제일제당은 이번 연구 결과를 적극 알리면서 글로벌 차세대 감미료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누적 200t을 북미지역에 수출하고 내년에는 해외 생산기지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0년까지 7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CJ제일제당은 일반 소비자용 제품 포장에도 해당 내용을 표시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하는 건강기능식품 등록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진현 CJ제일제당 소재사업부문장은 “세계적으로 비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체지방 감소라는 이번 연구 결과는 해외 시장에서 CJ제일제당의 알룰로스가 경쟁력을 갖추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