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의 원료가 되는 우라늄 가격이 가장 최근 거래에서 파운드당 18.75달러로 떨어지면서 12년래 최저치를 찍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보도했다.

우라늄 가격은 지난 6주 동안 25% 이상 하락했다. 8월 중순만 해도 파운드당 25.87달러였지만 10월 말부터 20달러선 아래로 내려갔다. 올해 들어서만 45% 급락했다.

우라늄 가격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수요 부족이다. 세계 3대 원자력발전 국가였던 일본이 2011년 후쿠시마 원전 누출 사고 이후 발전소를 폐쇄하기 시작하면서 주 원료인 우라늄 수요가 급감했다. 그해 1월만 해도 우라늄 가격은 파운드당 70달러를 넘었다. 대체 에너지 이용이 늘어난 것도 우라늄 가격 하락을 부채질했다. 최대 원전 국가인 미국은 천연가스 등 친환경 에너지 활용을 늘리고 있다.

중국이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수요 부족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은 1990년대부터 30개의 원자로를 세웠고, 추가로 20개 원자로를 건설 중이다.

우라늄 재고가 몇 년새 늘면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 2011년만 해도 우라늄 재고량은 전무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전세계 우라늄 재고가 10억파운드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 원자로 가동에 필요한 우라늄은 한해 1억7000만파운드다.

시장에서는 향후 우라늄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에 따라 가격 하락 압력이 더 강해지고 있다. 원자력 분야 컨설팅 기업인 Ux컨설팅 글로벌의 조나단 힌즈 부회장은 “공급자들은 낮은 가격에 판매를 꺼리고 트레이더나 기업도 지금 시점에서 우라늄을 사려는 유인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서 호주 우라늄 생산업체 팔라딘에너지는 3분기에 목표치(75만 파운드)에 못 미치는 60만파운드의 우라늄만을 판매했다. 캐나다 우라늄 생산업체 카메코도 실적 부진을 겪으며 주가가 최근 40% 하락했다.

투자회사 맥쿼리그룹은 우라늄 가격이 올해 저점을 찍고, 이후 수요와 공급이 균형점을 찾으면서 내년 파운드당 29달러, 2019년 파운드당 31달러로 점차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힌즈 부회장은 “우라늄 가격 회복을 위해 공급 부문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