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31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하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최혁 기자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31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하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최혁 기자
'비선 실세' 의혹인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가 정국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최순실씨(60·최서원으로 개명)와 그 측근들이 저지른 전횡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기업들도 좌불안석이다. 최씨 등이 미르·K스포츠재단 사유화에 이어 각종 이권사업에 연루된 정황이 속속 터져 나오면서 관련 기업들도 불똥이 어떻게 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일 재계 등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최순실 사태에 휘말리며 또 다시 곤란한 상황을 맞고 있다.

지난해 형제의 난 이후 신동빈 회장 및 오너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 등에 이르기까지 갖은 곤혹을 겼었던 롯데가 이번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이름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1월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선으로 K스포츠재단에 17억원을 기부했다. 당시 기부한 계열사는 롯데케미칼이다. 하지만 이후 경영권 분쟁 과정속에서 최순실의 기부금 강요가 있었고 롯데그룹은 70억원의 추가 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롯데그룹은 오너 일가의 비자금 조성 및 탈세 등으로 검찰의 강도높은 조사를 받게 되고 이 시기에 맞춰 K스포츠재단은 롯데에 받은 70억원을 돌려줬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최근 롯데그룹 관계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지난해 전경련의 기금 출연 요청과 올해 K스포츠재단의 추가 투자 요청 경위를 조사했다.

최순실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차은택(47·CF감독)씨가 주도한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에 CJ그룹이 1조원 넘는 투자계획을 실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CJ그룹이 차씨의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건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600억원대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받던 시기와 겹친다. CJ그룹이 이 회장 구명을 위해 나섰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CJ그룹은 겉으로 드러난 미르·K스포츠재단에는 각각 8억원과 5억원을 출연했다. 이 회장은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지난 8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자유의 몸이 됐다. 차씨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문화창조융합본부가 주도한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에서 초대 본부장을 맡았다.

하지만 CJ는 이재현 회장의 사면을 위해 노력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비선 실세'를 통한 구명 운동이나 특혜는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다.

한화그룹도 김승연 회장의 3남 김동선씨가 승마 국가대표로 활동한 만큼 자연스럽게 최순실씨와 연결될 수 있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삼성그룹 역시 미르와 K스포츠에 각각 125억원·79억원씩 총 204억원으로 가장 많이 기부했다. 최순실씨가 좌지우지했다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가장 많은 돈을 낸 기업이다. 삼성 계열사들은 대기업 53개사가 낸 774억원 출연금의 26%가 넘는 204억원을 내놓았다.

삼성은 두 재단을 둘러싸고 청와대가 강제 모금을 했다는 의혹이 처음 제기된 7월 말 이후 지금까지 줄곧 204억원 이외에는 최씨 측과 관련된 돈을 지출한 일이 없다고 해왔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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