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돕는 변호인은 누구?
최순실 씨의 변호인으로 이경재 법무법인 동북아 변호사(67·사법연수원 4기)에 이어 이진웅 법무법인 소망 변호사(47·34기)가 선임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검찰은 “이경재 변호사 외에 이진웅 변호사가 최씨 변호인으로 선임계를 냈다”고 밝혔다.

이경재 변호사는 1972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같은 해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74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했다. 1975년 춘천지방검찰청에서 검사로 첫발을 뗐다. 당시 ‘학생운동’ 전력이 있어 검사 임용이 1년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운동권에서 전향해 ‘공안 검사’로 이름을 날렸다. 서울대 운동권 학생 사이에서는 ‘만나기 싫은 선배’ ‘공포의 공안 검사’로 통했다고 한다. 1989년에는 대검찰청 공안제3과장을 맡기도 했다.

이진웅 변호사는 1993년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하고 2002년 뒤늦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연수원 수료 후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당초 맹준호 법무법인 로월드 변호사(52·33기)도 최씨 변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는 지난달 31일 검찰에 출석하면서 ‘법무법인 로월드’ 명함이 붙은 차량을 타고 왔다. 로월드 관계자는 “맹 변호사가 이 변호사와의 개인적 친분 때문에 법인 소유 차량을 빌려준 것뿐”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맹 변호사가 최씨를 ‘뒤에서’ 지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최씨가 귀국 후 머물렀던 서울 청담동 엘루이호텔로 찾아간 남성들 가운데 맹 변호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CCTV에 찍혔기 때문이다.

이들이 어떤 인연으로 최씨를 돕게 됐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들 3명은 모두 대구·구미 지역 출신이다. 이경재 변호사는 대구 중구에 있는 경북대 사대부속고를 졸업했다. 이진웅 변호사는 대륜고(대구 수성구)를 나왔다. 맹 변호사는 대구에서 가까운 구미 금오공고를 다녔다.

최씨는 국내 대형 로펌의 ‘전관 변호사’를 구하려고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출신 변호사가 많은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최씨 측으로부터 요청을 받았지만 국민적 공분을 고려해 거절했다”고 말했다. 다른 대형 로펌 관계자도 “최씨는 물론 의혹을 받는 다른 피의자들의 변호도 맡지 않으려는 분위기”라며 “(최씨 측에선) 친분을 통해 변호사를 선임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