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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 밖에서도 수난] 경쟁법 배워간 신흥국까지 한국 기업에 사사건건 '트집'

입력 2016-11-01 18:14:18 | 수정 2016-11-02 01:50:46 | 지면정보 2016-11-02 A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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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공정위 견제에 등 터지는 한국 기업

미국 - EU 보호무역전쟁 '유탄' 얻어맞고 신흥국선 점유율 높아 집중감시 대상
중국에선 505억원 과징금 부과받기도
2014년 8월 한국계 해운선사인 유코카캐리어스 베이징법인에 중국 경쟁당국인 발전개혁위원회 공무원들이 예고없이 들이닥쳤다. 자동차 운반선(로로선) 운임 담합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서다. 1년4개월간의 조사 끝에 유코카는 총 2억8400만위안(약 50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함께 조사받은 닛폰유센, 쇼센미쓰이, 가와사키키센 등 일본계 선사들은 담합 자진신고(리니언시)를 통해 과징금을 최대 100% 삭감받았다. 현지에선 중국 발개위가 처음부터 자국에서 연 5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는 한국계 선사를 노리고 조사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세계 각국이 보호무역 장벽의 하나로 외국 기업에 대한 경쟁법(공정거래법) 적용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현지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한국 기업을 주 타깃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포문을 연 것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이지만 최근엔 브라질 중국 등 신흥국 경쟁당국도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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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등 터지는 한국 기업

EU는 최근 몇 년간 LG전자, LG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자 등에 가격 담합 혐의 등을 내세워 총 1조595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미국에서도 한국 기업은 1조35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미국 법무부가 반독점법 위반으로 1000만달러 이상 과징금을 부과한 132건의 과징금 총액(98억8000만달러) 중 한국 기업의 비중은 12.8%(12억6700만달러)에 달한다.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미국과 EU는 그동안 서로를 견제하기 위한 보호무역의 일환으로 경쟁법 집행을 적극 활용해왔다는 게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다보니 현지에서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한국 기업들이 엉뚱하게 주 타깃이 됐다는 것이다.

미국과 EU 경쟁당국의 글로벌 항공사 담합 조사 때 4000억원의 과징금 폭탄을 맞은 대한항공이 대표적이다. 한 대기업의 전직 임원은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캐나다 등도 가세

최근 들어선 신흥국은 물론 경쟁법 집행에 소극적이던 스페인 캐나다 등의 경쟁당국까지 가세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이들 국가의 1차 타깃은 역시 현지 진출이 활발한 한국 기업이다.

작년 7월 스페인 경쟁당국(CNMC)으로부터 ‘경쟁사 간 정보 교환’ 명목으로 각각 440만유로(약 55억원), 200만유로(약 2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대표적이다. 이 조사에서 미국계 기업인 GM은 2280만유로(약 286억원)의 과징금 폭탄을 맞았지만 포르쉐, 폭스바겐, 아우디 등 유럽계 기업은 리니언시를 통해 과징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경쟁법 배워간 신흥국이 ‘보복’

아이러니한 것은 한국 공정위에서 경쟁법 집행 노하우를 배워간 신흥국들이 거꾸로 한국 기업을 향해 칼을 겨누고 있다는 점이다. 미얀마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은 최근 몇 년간 한국 공정위에 자국 공무원을 보내 관련법 집행 체계를 배워갔다.

인도네시아 경쟁당국은 올 상반기에만 1450만달러 상당의 담합 과징금을 해외 기업에 부과했다. 이 가운데 상당액이 한국 기업 대상이다. 미얀마 필리핀 등도 법 체계 완비를 끝내고 자국에 진출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를 서두르고 있다.

제재 수위를 강화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일본 경쟁당국은 국제 카르텔(담합) 사건에 대해 올해부터 새로운 과징금 부과 체계를 적용할 예정이다. 칠레 경쟁당국은 경쟁법 위반 기업에 매출의 30%까지 과징금을 부과하고 개인에 대해선 구속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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