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의 남한 정착을 지원하는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의 이사로 탈북민 2명이 처음으로 임명됐다.

통일부는 홍용표 장관이 신규 임명된 하나재단 이사와 감사 4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고 1일 밝혔다. 남북하나재단 신규 이사로는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전문위원을 역임한 탈북민 출신 현성일 하나재단 자문위원(57)과 역시 탈북민인 현인애 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59),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출신인 박찬봉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60) 등 3명이 선임됐다. 감사로는 이형철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50)가 임명됐다.

김일성대 외국어문학부 영문과를 졸업한 현성일 신임이사는 1996년 1월 잠비아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3등 서기관으로 근무하던 중 탈북했다. 그는 현철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원수)의 조카로, 빨치산 가문의 첫 탈북민이다. 현인애 이사는 김일성대 철학부를 졸업하고 함경북도 청진의학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다가 2004년에 탈북했다. 현인애 이사는 “탈북민들이 남한 사회에 빠르게 적응하려면 실천과 결합한 다양한 교육이 필요하다”며 “탈북민들의 의사가 하나재단의 각종사업에 적극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탈북민이 이사로 선임된 것은 2010년 하나재단이 설립된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탈북단체들은 탈북민 3만명 시대를 앞두고 남북하나재단 이사진 중 일부를 탈북민으로 임명해달라고 요구해왔다. 통일부 당국자는 "탈북민의 사회적 역량을 높이고, 탈북민 정착지원 정책에 탈북민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0명의 하나재단 이사 가운데 이사장과 사무총장만 상근이고 이번에 새로 임명된 3명을 포함한 8명은 비상근이다.

정태웅 기자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