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가 예측불허의 국면으로 전개되면서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월가의 공포지수도 급등하는 등 시장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뉴욕증시서 다우지수는 18.77포인트, 0.10% 하락한 1만8142.42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는 0.26포인트, 0.01% 하락한 2126.15를 나타냈다. 나스닥지수는 0.97포인트, 0.02% 떨어진 5189.13에 마감하는등 약보합세를 보였다. 10월 한 달을 기준으로 S&P500 지수는 1.9% , 나스닥지수는 2.3% 각각 하락했다. 다우지수 역시 같은 기간 0.9% 떨어지는 등 3대 지수 모두 약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당초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우세로 흐르던 대선 판도가 최근 미 연방수사국(FBI)의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재조사 방침과 함께 다시 초박빙 상황으로 바뀌면서 향후 증시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며 지지율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씨티그룹은 이날 낸 보고서에서 FBI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대한 재수사를 ‘블랙스완급(級)’ 이벤트라고 언급했다. 블랙스완은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이벤트가 시장에서 발생한 것을 뜻하는 말이다.

당초 월가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블랙스완으로 봤다. 하지만 클린턴 후보의 아킬레스건인 이메일 스캔들이 선거를 불과 일주일여 앞두고 다시 터지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선거국면이 전개되자 크게 당황하고 있다. 이날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장중 한 때 7%까지 급등한 17.5까지 치솟으며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드러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