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근 신성그룹 회장(오른쪽)과 오동훈 신성이엔지 용인스마트공장장이 ‘팬필터유닛’ 생산 확대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이완근 신성그룹 회장(오른쪽)과 오동훈 신성이엔지 용인스마트공장장이 ‘팬필터유닛’ 생산 확대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경기 용인시 처인구 완장리 나지막한 구릉 위에 건설된 신성이엔지 스마트공장.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공장의 클린룸에 사용되는 고효율 청정 시스템 중 하나인 ‘팬필터유닛(fan filter unit)’을 주로 생산한다.

신성이엔지 용인 스마트공장 가보니…"생산성 높아지고 사실상 '에너지 제로' 공장 구현"
오는 4일 공식 준공식을 하는 이 공장에 들어서니 신성그룹 계열사인 신성FA에서 생산한 자동운반장치(AGV)가 부품을 옮기고 독일제 알루미늄자동접합기가 팬필터유닛 부품을 생산하고 있었다. 총 140억원이 투입돼 약 2만8000㎡ 부지에 건평 약 6000㎡로 건설된 이 공장은 신성이엔지가 3년여 동안 심혈을 기울여 지은 스마트공장이다.

물류이송과 생산만 자동화된 것이 아니다.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생산제조실행시스템(MES)’을 통해 생산량을 실시간 파악할 뿐 아니라 설비와 공정도 제어한다. 이완근 신성그룹 회장은 “내년 4월까지 주문이 밀려 있지만 스마트공장을 통해 1인당 생산성이 크게 늘어나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성이엔지 용인 스마트공장 가보니…"생산성 높아지고 사실상 '에너지 제로' 공장 구현"
신성그룹은 그동안 충북 음성군 신성FA 공장 한쪽에서 70명이 팬필터유닛을 생산했지만 용인 공장으로 이전하면서 생산직을 40명으로 줄였다. 이 회장은 “내년 중 자동화 설비를 추가 설치하면 팬필터유닛의 하루 생산량은 300대에서 약 600대로 늘어나게 된다”며 “나머지 인력은 3D(3차원)프린터를 활용한 신규 사업 분야에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이 공장은 스마트공장이면서 에너지 제로공장이다. 앞마당과 옥상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여기에 에너지저장장치(ESS)도 갖추고 있어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팔기도 한다.

오동훈 공장장(상무)은 “태양광 발전으로 70%의 전기를 충당하고 30%는 한국전력 전기를 쓰지만 전기 사용료보다 판매 대금이 더 많아 사실상 에너지 제로공장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소 및 ESS로 절감하는 탄소량이 연 366t이 넘는다”며 “한전이 같은 전력을 만드는 데 발생하는 탄소 수치와 비교해보면 저감률이 96%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신성이엔지는 용인 공장 자체를 비즈니스모델로 만들 계획이다. 이 회장은 “스마트화와 에너지 제로를 구현한 용인 공장을 외부인들에게 보여주고 관심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해줄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맹추격을 뿌리치고 독일 일본 등 선진국 기업을 따라잡으려면 스마트화와 에너지 비용 절감을 통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며 “라인에 투입되는 장비만 교체하더라도 다양한 업종의 스마트공장을 제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팬필터유닛 이외에 휘발성 물질 제거장비, 외기조화기, 에어샤워, 순수분무 시스템 등을 생산하는 신성이엔지는 1977년 설립돼 내년이면 창립 40주년을 맞는다. 신성그룹 주력사인 신성이엔지는 연내 신성솔라에너지 및 신성FA와 합병한다. 신성이엔지의 지난해 매출(연결 기준)은 2093억원, 수출은 2014년 679만달러에서 2015년 1402만달러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신성이엔지 고객은 삼성, LG, SK하이닉스,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일본 도시바 등 글로벌 기업이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