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경영 안정자금 중소기업에 '단비'
부산 기장군에 있는 집진설비 제조업체 A사는 올 들어 일감을 한 건도 확보하지 못했다. 주 고객사인 조선사가 경영난으로 설비 발주를 중단해서다. 새 고객사를 확보하는 것도 여의치 않았다. 당장 영업에 쓸 자금이 없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사장 임채운·사진)의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을 받으면서 숨통이 트였다. A사 관계자는 “운영자금 지원이 신속하게 이뤄져 최근 삼성엔지니어링에서 3억5000만원, 기아자동차에서 2억5000만원 규모의 수주를 따냈다”고 말했다.

지난 9월부터 시중에 풀린 1조원 규모의 중소기업 정책자금 추가경정예산이 자금 압박을 받는 중소기업에 ‘가뭄의 단비’가 되고 있다. 중소기업청과 중진공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피해를 본 중소 협력사와 하도급업체를 우선 지원 대상으로 정했다. 태풍 ‘차바’와 지진으로 인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경주와 울산 지역 중소기업을 신속 지원하는 데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진공은 지난달 28일부터 전국 31개 지역본부와 지부에 한진해운 피해 중소기업 전담 창구인 ‘현장 긴급 애로 대응반’을 설치했다. 한진해운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감에 따라 중소기업이 연쇄적으로 도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긴급지원 전문가 ‘앰뷸런스맨’도 임명했다. 앰뷸런스맨은 중소기업 피해 상황 파악과 자금 지원을 현장에서 바로 결정하는 권한을 부여받았다.

중진공은 지역본부 현장 인력도 보강했다. 지역본부와 지부에 본사와 연수원 직원 78명을 파견했다. 10월 중순부터 말까지 7주간 329명의 실태조사 인력을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