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현 티튜브 사장(오른쪽)이 김민수 경영기획팀 과장과 부산 강서구 미음산업단지 생산공장에서 주력상품인 산업용 튜브 수출시장 확대를 협의하고 있다. 김태현 기자
정윤현 티튜브 사장(오른쪽)이 김민수 경영기획팀 과장과 부산 강서구 미음산업단지 생산공장에서 주력상품인 산업용 튜브 수출시장 확대를 협의하고 있다. 김태현 기자
부산 강서구 미음동 미음산업단지에 있는 티튜브(Techonology-Tube). 이곳 공장에 들어서니 발전소와 석유화학, 정유설비와 플랜트 등에 들어가는 다양한 산업용 파이프가 물 흐르듯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스테인리스의 파이프(강관)를 눌러 사이즈를 원하는 크기로 자르고 금이 있는지, 수압에 잘 견디는지 등을 점검한 뒤 전류를 통과시켜 또다시 검사하고 합격한 제품은 바깥쪽 면의 열처리가공 후 완성품으로 탄생했다. 이곳에서 만난 정윤현 사장은 “중동과 동남아시아, 유럽쪽으로 수출하는 제품”이라며 “앞으로 미주 쪽도 뚫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철강도매업을 하다가 2011년 회사를 인수할 때 기술보증기금의 보증지원을 받으면서 회사 기반을 잡았다”며 “최근 기업보증연계투자자금으로 15억원을 추가로 지분 투자받아 신용도를 높이고, 30억원 정도의 기보의 보증지원도 받아 원자재 구입 등으로 활용하면서 회사를 힘차게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달이면 이 공장에서 차로 5분 거리인 생곡지구에 카본(탄소강) 제품을 생산할 제2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라며 “내년이 제2의 도약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11년 매출 27억원이었으나 지난해 550억원에 이어 올해 700억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보가 하고 있는 보증연계투자 등 다양한 기술금융 지원이 효과를 보고 있다. 보증에서 투자까지 기술금융이 다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기보는 2005년부터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 중소기업을 적극 발굴하고 보증연계투자를 통해 키워내고 있다. 보증연계투자는 기보가 기술중소기업에 기술보증지원과 직접투자를 함께 제공하는 신개념의 기술금융 지원제도다. 보증 있는 기업에도 투자하고 보증금액의 두 배 이내에서 기업 가치를 평가해 30억원까지 투자한다. 현재까지 150개 기업에 1741억원을 투자했다.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 코이즈, 유비벨록스, 에스에너지, 대창메탈, 씨큐브 등 18개 기업이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영화 배급제작사인 NEW에 직접 투자해 투자금의 다섯 배에 이르는 92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투자기업이 기업공개를 하면 팔고 나오면 된다. 투자를 통해 얻은 수익은 중소기업 재투자 재원으로 활용된다. 투자 방식은 주식이나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인수가 있다. 보증연계투자는 기술중소기업의 대출방식으로만 지원하는 기존 기술금융보다 진일보한 제도로 중소기업의 직접금융지원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기보는 설명했다.

보증연계투자는 기보가 1997년부터 과거의 신용도나 재무정보를 배제하고 기술평가를 중심으로 하는 기술평가시스템(KTRS)을 개발해 운영하는 데 기반을 두고 있다. KTRS를 통한 기술금융은 국내에서는 처음 시행되는 것이다. 기보가 가지고 있는 기업의 데이터와 평가 노하우를 축적하고 반영하면서 미래 성장 가능성과 사업 부실화 위험을 동시에 평가하는 기술금융의 핵심 메커니즘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계와 정보통신, 전기전자 등 전공분야별 170여명의 박사급 직원을 포함해 전체 직원의 절반이 넘는 580여명이 기술평가 전문인력으로 일하고 있는 점도 기술금융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기보는 올해 새로 보증연계투자에 4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김한철 기보 이사장은 “중소기업은 주식이나 회사채 등 자본시장을 통한 직접금융을 활용하기가 쉽지 않아 보증연계투자를 시행하게 됐다”며 “연계투자로 성공하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는 만큼 보증액의 두 배까지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기술금융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기보는 기술금융 지원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기술이전과 투자, 연구개발(R&D), 문화콘텐츠사업 분야로 보증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잠재돼 있는 우수기술의 사업화를 위해 기술이전, 사업화 팀을 구성했다. 서울과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수원 등 6개의 기술융합센터도 신설했다. 산·학·연의 활발한 정보 공유와 기술금융 지원 강화 효과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기술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매칭 시스템을 개발하고 기업과 공공연구기관의 단계적 기술이전, 사업화 지원체계도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기술이전 계약 262건(이전기술 456건), 지식재산인수보증 247억원을 공급하는 등의 성과를 올렸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