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 씨가 30일 귀국하자마자 변호인을 통해 사죄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최씨의 변호인인 법무법인 동북아의 이경재 변호사는 30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 씨가 검찰 소환에 응하기 위해 귀국했다"며 "검찰 수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다만 "수사 담당자에게 최씨가 건강이 좋지 않고 장시간 여행·시차 등으로 매우 지쳐 있으므로 하루 정도 몸을 추스릴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는 "최씨는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순응하겠으며 있는 그대로 진술하고자 한다"며 "자신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좌절과 허탈감을 가져온 데 대해 깊이 사죄 드리는 심정을 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수정 의혹 등에 대해 이 변호사는 "법률적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답변 드리기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변호인으로서 말씀드리고 싶은 건 (최씨) 불러서 명명백백 수사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최 씨가 머무르고 있는 장소와 혼자인 지 등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이 변호사는 "양해바란다"고 "(혼자인 지에 대해서는)말씀을 드릴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 씨는 이날 오전 7시35분께 홀로 브리티시에어웨이 항공편으로 런던에서 전격 귀국했다.

관련 의혹이 불거진 지 약 석 달 만이다.

최씨는 자신으로 인해 국내에서 큰 파문이 일자 독일로 출국해 사실상 숨어지내다가 언론 추적 등이 심해지자 영국 런던으로 건너간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가 하루의 유예 기간을 요청함에 따라 검찰 소환조사는 이르면 31일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씨는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및 800억원대 기금 모금에 깊이 개입하고 이들 재단을 사유화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개인 회사인 더블루K·비덱코리아 등을 통해 기금을 유용했다는 의혹도 있다.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시 관련 자료를 미리 받아보고 정씨가 합격하도록 뒤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 또한 불거졌다.

정씨는 이번에 최 씨와 함께 귀국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등 청와대의 국방·외교·경제·대북 관련 기밀 문건을 사전 열람하는 등 국정농단 의혹의 장본인이기도 하다.

검찰은 최 씨를 조만간 소환해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최씨의 최측근 '2인방'인 고영태 씨와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을 차례로 불러 조사했다.

최씨의 '국정농단'을 뒷받침하는 문제의 태블릿PC 개통자로 지목된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실 소속 김한수 선임행정관, 최씨를 수행·보좌했다는 의혹을 받는 청와대 제2부속실 이영선 전 행정관도 검찰 조사를 받았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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