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를 중심으로 집에 TV를 두지 않는 ‘제로TV족’이 늘고 있다. 노트북, 스마트폰 등 ‘각자의 TV’로 혼자만의 콘텐츠를 즐기기 때문에 굳이 TV를 따로 둘 필요가 없어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제로TV 가구 비율은 2013년 3.1%에서 올 들어 6.6%로 늘어났다. 이 연구원 관계자는 “10~40대의 90% 이상이 스마트폰을 보유함에 따라 미디어 이용의 개인화가 급속히 이뤄지고 있다”며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이 같은 현상은 더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1인 가구가 가장 많은 20~30대 중 TV를 주 5일 이상 보는 사람은 평균 68.3%다. 이에 비해 스마트폰으로 주 5일 이상 모바일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은 91.3%에 달한다. 제로TV족인 직장인 서하경 씨(28)는 “보고 싶은 TV 프로그램은 인터넷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다시 볼 수 있고 넷플릭스의 한국 진출로 영화 등도 스트리밍 서비스로 즐길 수 있다”며 “TV가 없어도 조금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콘텐츠의 개별화 현상에 힘입어 모바일 콘텐츠 시장의 성장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약 1조원으로 추정되는 국내 모바일 콘텐츠 시장 규모가 5년 안에 두 배 가까이 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손안의 T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유튜브 등에서 활동하는 브로드자키(BJ)의 개인 방송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왓챠플레이,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 등 넷플릭스와 같은 인터넷 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도 늘어나고 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