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제 '서프라이즈'…브렉시트 충격 없었다
지난 3분기(7~9월) 영국 경제가 전분기 대비 0.5% 성장했다. 시장 전망치 0.3%를 뛰어넘었다. 올 6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이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와는 달랐다.

브렉시트 결정에 영국 투자를 주저하던 일본 닛산자동차는 추가 투자를 확정했다. 영국 환경식품농무부는 EU의 유전자변형식품(GMO) 규제를 풀겠다는 뜻까지 밝히면서 경제계의 자신감이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영국 통계청은 27일(현지시간)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0.5% 증가했다고 잠정 집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0.3~0.4%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고, 영국 재무부는 0.1%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 그라이스 통계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3분기 경제성장 결과는 지난해와 다르지 않았다”며 “브렉시트 결정이 영국에 즉각적인 여파를 미쳤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3분기 성장세는 관광 등 서비스업(0.8% 성장)이 이끌었다. 6월24일 브렉시트 결정 이후 파운드화 가치가 23% 가까이 하락하면서 해외 관광객이 몰렸다.

호재도 잇달았다. 일본 닛산차는 캐시카이 후속 모델과 엑스트레일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두 종의 생산지로 영국 선덜랜드공장을 선택했다고 이날 밝혔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닛산의 결정에 “환상적인 소식”이라며 “영국이 외국 기업에 열려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 것”이라고 반겼다. 선덜랜드공장에 추가 투자가 마무리되면 닛산차의 영국 내 자동차 생산능력은 연간 47만대에서 60만대로 늘어난다.

영국은 규제 완화로 중장기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정책도 내놨다. 조이 유스티스 환경식품농무부 장관은 의회에 “브렉시트 대응 차원에서 과학적 분석에 근거해 GMO 규제 완화를 추진하겠다”는 서한을 보냈다. EU는 지난해 역내 GMO 생산을 막는 규제정책을 마련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영국이 유럽대륙의 ‘녹색 히스테리’에서 해방됐다”며 “EU가 집착하는 최악의 식량정책으로부터 메이 정부가 첫 번째 승리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