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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사 '콕 찌르기] (39) 갑골문 증거자료 있다

입력 2016-10-28 17:17:01 | 수정 2016-10-28 17:17:01 | 지면정보 2016-10-31 S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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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재 박사의 '그것이 알고 싶지?'

기원전 14세기 중국 은나라 때 만든 문자…밝은 명(明)의 일본은 태양 아니라 창문 뜻
한자(漢字)를 공부하다 의문이 들었던 적이 있다. ‘밝을 명(明)’이 해(日)와 달(月)을 합친 글자라면 왜 해가 달보다 작은가? ‘이름 명(名)’은 저녁 석(夕)과 입 구(口)를 합쳐놓았는데, 이 둘이 사람의 이름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 ‘재상 재(宰)’는 집 안에 매울 신(辛)이 들어 있는데, 이 글자가 어떻게 한 나라의 최고 정치지도자를 뜻하는 글자일 수 있는가?

갑골문에 쓰인 글자들은 몇 차례의 직선화 과정을 거쳐 오늘날의 형태로 다듬어졌다. 원래는 다른 뜻이었던 부호들이 동일한 모양으로 수렴한 경우가 있다는 뜻이다.기사 이미지 보기

갑골문에 쓰인 글자들은 몇 차례의 직선화 과정을 거쳐 오늘날의 형태로 다듬어졌다. 원래는 다른 뜻이었던 부호들이 동일한 모양으로 수렴한 경우가 있다는 뜻이다.

한자의 시원은 갑골문(甲骨文)이다. 기원전 14세기인 중국 은(殷)왕조 시대에 만들어진 문자다. 동물 뼈에 새겨 전하는 분명한 증거자료가 남아있다. 1898년 청나라 광서(光緖) 말년에 허난성 안양현 소둔촌에서 출토되었다. 농민들은 이를 용의 뼈라고 생각해 용골(龍骨)이라고 불렀고, 인근의 약재상에게 한약재로 판매하였다.

1899년 왕이룽과 리우어 두 사람이 이 뼈에 새겨진 문자를 연구하고 은나라 사람들이 칼로 새긴 문자임을 밝혔다. 갑골문은 지금까지 15만 여 조각이 발굴되었다. 갑골문에 쓰인 개별글자 기준 글자는 5000자 정도다. 갑골문의 주요 내용은 ‘정치적’이다. 제정일치(祭政一致) 사회였던 은나라 왕들이 하늘에 제사 지낸 내용을 기록한 것이다. 갑골문 발견에 이어 1928년 안양현에서 은나라 수도인 은허(殷墟)가 발굴되어 전설상의 나라였던 은나라가 역사적으로 실재했던 왕조임이 드러났다.

다시 한자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갑골문에 쓰인 글자들은 몇 차례의 직선화 과정을 거쳐 오늘날의 형태로 다듬어졌다. 원래는 다른 뜻이었던 부호들이 동일한 모양으로 수렴한 경우가 있다는 뜻이다.

고기를 잘라준 사람…스승 사(師)

밝을 명(明)에서 日은 해가 아니다. 月은 달이 맞다. 여기서 日은 창문이다. 창문을 통해 달빛이 들어오는 순간이 바로 明이다. 연극무대에서 특정한 지점으로 스포트라이트가 비추는 광경을 상상해 보자. 어둠 속에서 그 부분만 밝게 빛날 때, 고대인들은 ‘신이 나에게 말을 건다, 무언가를 전한다’라고 생각했다. 明 은 그것을 형상화한 글자다.

名의 윗부분은 저녁 석(夕)이 아니라 제사 고기를 나타내는 부호다. 아래의 네모는 입 구(口)가 아니라 정한수 그릇, 혹은 축문 그릇이다. 씨족사회의 가장 신성한 공간인 사당에 나아가 아이를 씨족의 정식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의례를 상징하는 글자다. ‘정식 이름’은 정식 구성원에게 부여하는 신령한 표지다. ‘정식이름’인 명(名)은 족보에 기록되기는 해도 평소에 쓰이거나 불리는 것이 아니었다. 태어나자마자 부여받는 아명(兒名)은 자(字)다. ‘사당에 아이를 데리고 나아가 고한다’는 뜻이다. 아이를 낳고 조상들에게 이 아이를 기를지 말지를 허락받는 의례에서 나온 말이다. 장성한 뒤에 만드는 호(號) 혹은 아호(雅號)가 일상생활에서 널리 쓰이던 호칭이다.

재(宰)의 아랫부분은 ‘칼’이다. 보통 칼이 아니라 형벌에 쓰이던 문신을 새기던 특수하고 커다란 칼이다. 칼의 쓰임새에 따라 ‘칼’을 나타내는 부호도 다르다. 스승 사(師) 오른 편의 부호도 칼인데, 제사 고기를 자르는 굽은 칼이다. 그렇다. 왼편의 부호가 바로 ‘제사 고기’다. 夕에 비해서는 훨씬 더 커다란 고기 덩어리다. 고대사회에서 전쟁을 앞두고 출정식을 할 때는 짐승을 잡아 의례를 올린 뒤 부대 별로 스승(師)이 잘라주는 고기 덩어리를 들고 싸움터로 나아갔다. 고기를 들고 적을 쫓는 글자가 추(追)이고, 제사고기를 놓아두는 사당이 바로 관(官)이다.

언어라는 말의 뜻은?

언(言)은 문신용 칼(辛) 아래에 축문 그릇이 놓인 글자다. 신에 대한 맹세, 다시 말해 자기맹세가 언(言)이다. 신에게 바치는 기도에 조금이라도 불순한 의도가 섞여있다면 신이 내리는 문신형벌을 당해도 좋다라는 뜻이다. 어(語)의 오른쪽 부분은 축문 그릇 위에 방패를 놓아두었다는 의미다. 나와 우리 씨족에게 다가오는 저주를 방어한다는 뜻이다. 똑같은 말이라도, 언(言)은 신에게 서약해 자기의 의지를 실현하려는 적극적 공격적인 행위이고 어(語)는 나쁜 것을 막고 자신을 지키는 수비적인 행위다. 그것이 갑골문에 나오는 ‘언어(言語)’의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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