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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슈 찬반토론] 강남 등 특정지역 겨냥한 부동산대책 필요한가

입력 2016-10-28 20:54:33 | 수정 2016-10-28 20:54:33 | 지면정보 2016-10-31 S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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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성 단기과열 방치하면 부작용 커 맞춤형 규제대책 필요
○ 반대 특정지역 대책 효과 없어, 자산버블은 세계적 현상
초저(低)금리의 폐해가 여러 부문에서 나타나고 있다. 자산, 특히 부동산 가격 급등은 그중 하나다. 한국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올 들어 아파트 가격이 크게 들썩거렸다. 서울 강남권 3구처럼 거주여건이나 입지가 좋은 곳의 새 아파트 분양권은 수백 대 1의 경쟁률까지 보였다. 집값 상승은 저금리 국면에서 세계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단기 급등하는 주택값에는 심각한 부작용도 뒤따른다. 가격에 낀 거품이 갑자기 빠질 때 과도한 빚을 낸 투자자들은 이전처럼 ‘하우스푸어’가 될 수 있다. 급증하는 가계부채도 같은 맥락에서 전체 경제에 큰 부담을 준다. 금리가 오르면 연체자도 발생해 금융회사까지 동반 부실화될 수 있다. 소비위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집값 급등에 대한 정부 대책을 촉구하는 이유다. 문제는 강남권 3구, 재건축 아파트, 분양권시장 등을 겨냥한 선별적인 규제를 하라는 사회적 요구다. 금융시장이나 전체 부동산시장에 대한 보편적인 규제가 아닌 선별적 규제가 가능한 것이며, 그렇게 해야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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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성

서울 강남권 일대 아파트 가격의 급등과 일부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의 과열을 특정 지역만의 문제로 볼 순 없다. 서울 강북의 한 아파트 단지는 주택조합원 몫 외의 일반 모집 395가구에 2만9545명이 몰려 경쟁률이 최고 178 대 1로 치솟기도 했다. 강남 청약에서 억대의 웃돈이 붙자 강북으로, 수도권으로 투기바람이 번져가면서 비롯된 현상이다. 부동산 열기가 단지 강남 3구만의 현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지난 2년간 부동산 관련 대출, 청약, 전매 등에서 정부가 규제 완화 일변도로 달려온 결과다. 물론 세계적인 초저금리 기류 속에 한국도 기준금리가 연 1.25%로 사상 최저 수준에 달한 것이 자산시장에 뭉칫돈이 몰려드는 근본 요인이기는 하다. 기업 구조조정과 소비진작 등의 필요성을 감안할 때 당장 저금리 기조를 바꿀 수도 없는 만큼 금리정책 외에 다른 수단으로 부동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 방법은 진앙지를 겨냥한 정밀 대책이어야 한다.

특히 아파트 청약시장이 로또복권 구매처럼 바뀌면 서민의 경제활동이 어려워질뿐더러 근로의욕을 저하시킬 수도 있다. 웃돈을 노린 단기 분양권 전매시장에 뭉칫돈이 몰리면 건전한 자금의 흐름을 왜곡시켜 경제살리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파생적으로 전세가와 시가의 차액을 노린 ‘갭(gap) 투자’도 생겨 후유증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투기과열지구 지정’ 같은 극약처방은 가급적 피해야겠지만, 맞춤형 규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을 더 늘리거나 재건축 아파트의 조합원 자격을 강화하는 식으로 재건축에 대한 기대치를 줄여나가는 것도 방법이다. 분양만 받으면 완공 때까지 은행에서 대출자의 소득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소요자금을 빌려주는 ‘중도금 집단대출’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 반대

특정 지역이나 특정 현상만 겨냥한 규제정책은 실제 효과도 낼 수 없고 정당성도 없다. 가령 삼성전자 주가가 오른다고 이 주식 가격의 상승을 막는 정책을 낼 수는 없다. 자동차산업의 주가가 하락한다고 자동차산업 주가만 떠받치는 맞춤형 대책을 낼 수 없는 것과 같다. 물론 부동산시장 전체에 과열 급등 조짐이 명확하다면 거시적인 정책을 수립해 자금이 다른 부문으로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유도할 필요는 있다. 그런 식의 전체 금융시장에 대한 대책은 충분히 가능하지만 특정 지역에 대한 억제책은 보복응징형의 저급한 정책일 뿐이다.

더구나 최근 주택시장을 전체적으로 보면 전혀 급등이 아니다. 대구·경북 등을 비롯해 지방에는 주택 가격이 하락하는 곳도 속출한다. 제천에서는 749가구를 분양하는데 청약자가 한 명도 없는 단지까지 나왔다. 더구나 경제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그나마 경기를 떠받치는 건설경기마저 위축되면 경기침체는 더 길어질 수 있다. 빈대 잡자고 초가집을 다 태우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최근의 집값 상승은 전국적으로 보면 국지적 현상일 뿐이다. 세계적인 흐름으로 나타나는 주택시장의 양극화가 한국에서도 그대로 나타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서울의 강남권 3구와 같은 곳은 오르든 내리든 내버려두는 게 차라리 효과적이다. 오른다고 바로 대책을 세운다면 내릴 경우에는 올릴 대책을 세울 것인가. 미국의 경우 주택시장 대책이란 게 아예 없다. 자산시장에 버블이 생기면 중앙은행이 자연스럽게 금리를 올려 돈을 흐름을 차단하는 식이 해법이다. 특정 지역에 대한 규제는 획일성을 유난히 강조하는 우리 사회의 여론에 경제정책이 동원되는 것일 뿐 실제 효과도 없고 시장의 정책 내성만 키울 뿐이다.


○ 생각하기

어설픈 규제보다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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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상황에서는 정부 역할에도 한계가 있다. 더구나 무리한 규제책을 동원하면 상승 지역의 과열만 제어하는 게 아니라 기존의 냉각 지역까지 더 죽일 수도 있다는 게 정부 고민이다.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작 문제가 되는 가계빚은 자영사업자 등의 대출일 뿐 주택구입 시장에는 아직 부실징후가 없다는 지적도 일리는 있다. 그렇다고 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일부 여론의 압박을 아예 무시할 수도 없다. 2017년 대선 등 정치적 여건도 변수다. 어려울수록 원칙에 입각해야 한다. 도시 주택 등 자산시장에 거품이 산업 구조조정 같은 현안보다 더 심각한 문제라고 판단된다면 금리를 올려 자금의 흐름을 돌려야 한다. 수요를 분석해 가수요가 없는지, 공급량에 문제는 없는지도 당연히 점검해야 한다.

주택 주식 등 자산시장에서 투자행위는 철저하게 본인 의지로 이뤄지는 것이어서 급등이든 급락이든 전적으로 당사자 책임이라는 원칙을 분명히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정부는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되게 하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어설픈 개입은 부작용만 키우게 된다. 특정 지역, 특정 현상을 겨냥한 응징형 규제에는 통상 후유증이 뒤따른다는 점도 중요하다.

허원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huh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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