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 6중전회가 열렸습니다. 6중전회? 말도 참 어렵습니다. 6중전회는 한자로 ‘6中全會’라고 씁니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줄여 쓴 말이더군요. 6중전회가 세계 언론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만큼 중요한 회의라는 것이죠. 이곳에 관심이 쏠린 이유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때문이었습니다. 시진핑이 과연 ‘1인 지배체제’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지요. 중국은 1980년대 개혁·개방에 나선 이후 36년간 여러 명의 국가 원로가 국정을 운영하는 집단 지도체제를 시행해 왔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이런 집단체제를 1인 체제로 바꾸려 한다니 주목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와 많이 다른 중국 권력구조에 대해 살펴볼까요.
[Focus] 중국이 오랜 집단지도체제 버리고 시진핑 주석 1인 체제로 간다는데…
중국 공산당의 권력구조

현재 중국의 권력구조는 중국을 개혁개방의 길로 이끈 덩샤오핑(鄧小平) 전 주석이 설계했습니다. 우리나라에 삼권분립이 있듯이 중국에도 형식적으로나마 당(공산당 중앙위원회), 군(중앙군사위원회), 정(입법/행정/사법)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로 나뉘어 있는 우리와 다르지요?

중국의 권력층은 모두 공산당원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모든 권력은 사실상 공산당의 위계질서에 의해 지배받습니다. 공산당이 집권하고 있다고 해서 모든 국민이 공산당원은 아닙니다. 공산당원이 되기 위해서는 당원 2명의 추천과 당 기관의 심사와 비준을 거쳐야 합니다. 공산당원이 된다는 것은 그래서 가문의 영광으로 여겨집니다.

중국 공산당원은 인구(13억명 추정)에 비해 의외로 적은 8000만명 정도입니다. 공산당원들은 정부기관, 학교, 기업체 등 사회 곳곳에 뻗어 있어 당을 튼튼하게 받쳐주는 역할을 합니다.

전국 각지 공산당원 중 각 지역 대표로 약 3000명의 ‘공산당 전국대표’를 선출합니다. 이들 대표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 참석해 당의 중대사항을 검토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3000명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요. 그래서 큰 규모의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는 5년마다 개최됩니다. 3000명 중 선출된 약 300명의 ‘중앙위원회’가 조직돼 당의 업무를 지도합니다.

공산당의 핵심인 중앙위원회를 좀 더 들여다볼까요. 여기에는 25명으로 구성된 ‘중앙정치국 위원’이 있습니다. 이들은 우리의 장관에 해당하는 직위이지요. 그리고 25명의 중앙정치국 위원 중에 다시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을 뽑습니다. 이 구성원에는 우리의 대통령에 해당하는 ‘총서기(주석)’와 ‘국무원 총리’가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이에 해당합니다.

중국을 이끄는 ‘七龍’ … 중국의 집단지도체제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을 ‘칠룡’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중국 공산당과 중국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실질적인 핵심 권력층이지요. 이들이 하는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는 중국 공산당 주석과 총리를 선출하는 것입니다. 사실상 칠룡들이 의견을 종합해 주석과 총리를 정합니다.

여기에는 여러 파벌이 조율을 합니다. 시진핑이 소속된 태자당,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속한 상하이방, 후진타오 전 주석의 공청단, 중국전통의 원로방 등이 대표적인 파벌입니다. 물론 지금의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집권 당시 상무위원을 지냈지요. 상무위원들은 국가의 주요 의사 결정을 협의합니다. 주석이 혼자 모든 것을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칠룡을 기업 주주로 비유하자면 상당한 지분을 소유한 7인의 대주주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중국 관영언론들 시진핑 찬양

얼핏 보면 일곱으로 권력이 나눠져 여타 독재국가들에 비해 합리적이고 민주적으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7인도 국민의 투표에 의해서가 아니라 공산당 일당 독재체제 안에서 선출됐기 때문에 민주적 정당성이 있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이것을 민주적 체제라고 잘못 가르치는 사례가 있어요.

앞서 시진핑 주석의 1인 지배체제 강화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시진핑은 집단체제를 약화시키려 합니다. 최근 중국 관영 언론들은 1인 지배를 기정사실화하는 글을 실었습니다. 집단지도체제가 약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언론들은 시 주석의 강력한 리더십을 찬양하고 있습니다. 미국과의 대결 국면에서 보다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식으로 여론을 몰고 가는 중입니다.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 윤형준 한경경제교육연구소 인턴 junjun011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