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괴수 잡는 '신형 그랜저'…내수 시장도 잡을까
[ 안혜원 기자 ] # 2016년 정체불명의 괴수가 점령한 대한민국. 베테랑 특수요원 정봉(김상중 분)은 괴수와의 혈투를 벌이던 중 큰 부상을 입는다. 결국 정봉을 대신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신입 사원 기웅(주원 분)이 투입된다. 화려한 운전 실력을 자랑하며 첫 등장한 기웅. 그가 탄 차는 '신형 그랜저(IG)'다.

이는 인터넷과 모바일 등을 통해 방송되는 웹무비 '특근'의 한 장면이다. 28일 현대자동차는 특근 3회에서 신형 그랜저의 주행 장면을 공개했다.

현대차는 지난 27일 신형 그랜저의 내외관 디자인을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 주행 장면을 공개한 것은 특근에서 처음이다.

특근 1~2회에는 구형 그랜저가 등장했다. 주인공 정봉이 작전을 수행할 때 타던 차가 구형 그랜저다. 하지만 정봉의 부상 후 작전 수행을 대신할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면서 신형 그랜저가 함께 공개됐다.

이 영화 상영시간의 상당 부분은 신형 그랜저의 내외관 디자인과 주행 성능을 보여주는데 할애됐다. 영화인지 자동차 광고를 찍은 것인지 헷갈릴 정도다. 이 영화의 투자는 현대차그룹의 광고계열사 이노션이 맡았다. 그랜저는 간접광고(PPL)을 위해 투입됐다.

배우 김상중은 드라마 시작 전 시사회를 통해 "처음에 현대차 광고를 찍는 줄 알고 출연했다"고 밝힌바있다.
영화 속 괴수 잡는 '신형 그랜저'…내수 시장도 잡을까
현대차는 특근 PPL을 시작으로 신형 그랜저 홍보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알려졌다. 올 하반기 내수 부진에 직면한 상황을 신형 그랜저를 통해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올 3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가까이 급감했다.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이 의무화된 2010년 이후 전 분기를 통틀어 가장 저조한 실적이었다. 영업이익률도 5% 아래로 떨어지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특히 내수 판매가 부진했다. 3분기 내수 판매량은 전년 대비 19.2% 줄어든 13만1242대에 그쳤다.

이에 현대차는 대표적인 베스트셀링 모델인 그랜저 신형 출시 일정을 앞당겼다. 당초 올 연말로 예상됐지만 11월 조기 투입하면서 막판 내수 판매량 끌어올리기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그랜저는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57만여대가 팔렸다. 그 중 80%를 상회하는 47만여대가 국내에서 팔렸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내수 위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신형 그랜저에 기대하는 바가 클 것"이라며 "신차 출시를 앞당긴 만큼 홍보·마케팅에 주력해 판매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