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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View & Point] '김영란법'은 윤리의 문제 아닌 '가치관의 문제'로 대비하자

입력 2016-10-27 20:08:41 | 수정 2016-10-27 20:08:41 | 지면정보 2016-10-28 B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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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정은 떳떳한가?"
스스로에게 자문하고 행동을

법·규정 눈치 볼 게 아니라
스스로의 가치에 충실해야

안상희 <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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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주재 독일 대사였던 소비에스키(Sobiesky)는 1906년 직을 내려놓으면서 “아침에 면도할 때 거울 속의 내 얼굴이 어떤 사람으로 보이길 원하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영국왕 에드워드 7세가 자신이 주관하는 만찬에 12명이 넘는 창녀를 부를 것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독일 대사는 만찬을 주재하느니 차라리 대사직에서 물러나는 편을 택했다.

이 상황은 ‘윤리’의 문제로 볼 수 있으나 실은 ‘가치관’의 문제다.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이 부끄럽게 보이기를 원치 않는 대사의 가치가 결정의 기준으로 작동한 것이다.

최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시행됐다. 곳곳에서 설명회가 열리고, 기업들은 사례집을 제작해 직원 교육에 나서는 등 분주하다.

‘선물의 정가는 5만원이 넘지만 할인해서 4만원대에 구입한 것이라면 괜찮나요’ ‘공무원인 여자 친구와 3만원이 넘는 밥을 먹어도 되나요’ 등 여러 상황을 가정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범답안을 만든다. 그러나 실제로는 예상치 못한 다양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고 그때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일일이 물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애매하면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경영자들이 결정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을 생각해본다. 첫째는 “이 결정이 스스로에게 떳떳한가?”를 자문하는 것이다. 후한서에 양진이라는 청백리가 나온다. 왕밀이라는 현령이 은밀히 뇌물을 건네며 밤이 깊어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으니 받아달라고 청했다. 양진은 “무슨 말을 하시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당신이 알고 내가 알고 있지 않소. 그런데 어떻게 아무도 모른다고 하시오?”라며 그대로 돌려보냈다. 설령 남이 괜찮다 하더라도 스스로 떳떳하지 않다고 생각되면 그런 행동은 하지 않는다.

가치 기반의 판단은 직장에서도 유용하다. 디지털 셋톱박스 업체 휴맥스의 가치는 ‘진실성’이다. 직원들이 ‘지금 나의 결정과 행동을 타인이 알았을 때 떳떳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도록 수많은 교육을 진행한다.

예컨대 임원이 직원들과 술을 마실 때 대부분 회사 경영의 필요에 의해서 소통이나 친목 도모로 마신다. 그러나 가끔은 퇴근하면서 그냥 술 한잔 하고 싶어서일 때도 있다. 이때 회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본인을 위해 술을 마신 것이라면 술값은 회사 카드가 아니라 개인 카드로 지불해야 한다. 휴맥스는 공과 사를 구분해 떳떳하게 행동하는 것이 당연한 조직문화를 만들었다.

다음으로 ‘내가 일을 통해 사회에 공헌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의료기기 회사 메드트로닉은 “우리의 사명은 법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윤리 행동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사명은 우리가 매일 일을 하는 이유가 됩니다. 이 행동이 우리의 사명과 회사 가치에 부합합니까? 내가 옳은 일을 했는가?라고 자문해 보십시오”라고 요구한다. 직원들은 매 순간 더 옳은 판단을 위해 자발적으로 고민한다. 그들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들의 고통을 경감시키고 생명을 연장시키는 일에 공헌하기 때문이다. 세세한 윤리 규정보다 더 강력한 책임이 따르지만 직원들은 스스로 자부심을 느낀다.

법과 규정 때문에, 남의 눈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따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가치, 공헌해야 할 일의 본질에 충실하자. 수백 쪽이 넘는 김영란 법의 매뉴얼을 숙지하지 않아도 매 순간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안상희 <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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