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블랙홀] '최순실 파문'에…반기문 '휘청', 문재인·안철수 동반 상승
최순실 씨 국정개입 의혹 사건이 대선 구도에 변화를 주고 있다.

최근 나온 여론조사 결과 새누리당 내 주류 친박근혜계에서 내세우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유탄을 맞았다. 반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송민순 회고록’ 파문에서 벗어났다. 여권 내 ‘반기문 대망론’ 시나리오가 수정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주중 조사(24~26일 전국 유권자 1528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반 총장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0.7%포인트 떨어진 21.5%를 기록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주보다 0.8%포인트 오른 19.7%를 나타냈다. 새누리당 지지세가 강한 부산·경남에서는 반 총장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의 지지율도 3주 만에 반등, 10%를 기록했다. 박원순 서울시장(6.3%)과 이재명 성남시장(5.7%), 안희정 충남지사(4.7%) 등 야당 주자들이 뒤를 이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4.5%)이 새누리당 주자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알앤써치의 10월 넷째주 정례조사(23~24일 전국 성인 1068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0%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반 총장은 전주(25.4%)에 비해 4.2%포인트 하락한 21.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최고 지지율을 나타낸 한 달 전보다 7.4%포인트 급락했다.

반면 문 전 대표는 24.6%로 반 총장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안 전 대표(8.5%)와 손학규 전 민주당 상임고문(7.6%), 안 지사(3.7%),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3.0%) 등이 뒤를 이었다.

‘최순실 파문’은 내년 초 귀국하는 반 총장의 대선 행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친박과 TK(대구·경북)-충청을 지지 기반으로 하는 구도가 힘을 잃을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처음 10%대로 급락(리얼미터 조사)한 상황에서 반 총장 스스로 ‘반 총장=친박 후보’ 구도에서 탈피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TK에서도 지지율이 무너지고 있다. 이 때문에 반 총장은 내년 귀국 이후 새누리당과 거리를 두며 독자세력 구축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