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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 빠진 '대우조선 해법'] "일단 살리고 보자"…1년 만에 또 나오는 대우조선 '연명책'

입력 2016-10-27 17:50:24 | 수정 2016-10-28 03:06:11 | 지면정보 2016-10-28 A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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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구조조정 31일 발표…3대 걸림돌은
지난해 10월29일 정부는 대우조선해양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분식회계로 천문학적인 영업손실을 낸 대우조선을 살리기 위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통해 4조2000억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이었다. 인력 감축과 자산 매각 등을 통해 1조8500억원을 마련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하지만 이런 대책에도 대우조선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해외 수주가 끊기면서 상황이 더 악화됐다. 어쩔 수 없이 지난 6월8일 대우조선에 대한 추가 자구계획을 내놨던 정부는 오는 31일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대우조선을 돕기 위한 세 번째 대책을 발표한다. 맥킨지컨설팅이 보고서를 통해 자체 생존이 쉽지 않다고 밝혔지만 27일 주요 정부부처 장관이 참석한 경제현안점검회의에서 정부가 내린 결론은 ‘대우조선을 살릴 수밖에 없고 일단 살린다’는 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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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버틸 체력 있나? 극심한 수주절벽…돈줄 말라

정부 관계자는 대우조선과 관련, “회사 사정이 좋지 않지만 지금 대우조선을 스크랩(사업철수)하는 건 지역경제, 협력사 등에 미칠 파장이 너무도 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31일 나올 정부 대책에는 조선산업 재편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담기지 않을 전망이다. ‘대형 조선 3사의 과잉설비 및 인력을 축소하고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등 고강도 자구노력을 추진한다’는 내용만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에 대해선 5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안 이행시기를 2020년에서 2018년으로 앞당기고 연말까지 3000명을 추가 감원하는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다.

문제는 ‘대우조선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느냐’다. 정부는 다음달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통해 대우조선의 자본잠식 문제를 해결하면 어느 정도 한숨을 돌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우조선의 유동성 위기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게 금융권 분석이다. 대우조선의 한 달 운영자금은 8000억~1조원가량이다. 연간 50척의 선박을 인도하고 있지만 극심한 ‘수주절벽’으로 현금 유입보다 지출이 많은 상태다. 올 들어 지금까지 수주 실적도 13억달러로 지난 6월 정부 전망치(62억달러)의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게다가 내년에는 94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내년 3월까지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서 받기로 한 7000억원으로 버틸 수 있겠지만 그 이후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2) 자구안 달성 가능? 3000명 인력감축부터 차질

‘대우조선을 일단 살린다’는 정부 방침의 전제 조건은 추가 자구노력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는 것이지만, 문제는 이 조건이 이행될지가 불투명하다는 데 있다. 지난해 10월과 올 6월 두 차례에 걸쳐 대우조선은 5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했다. 설비 및 인력 감축, 자회사 매각 등으로 비용을 줄이겠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추가자구안 이행 속도는 더디다. 서울 다동 사옥 매각 등으로 이달 말까지 1조1400억원 정도만 이행됐다. 당초 9월 말까지 앙골라 국영기업 소난골로부터 받기로 했던 드릴십 인도대금 1조원도 내년 초로 미뤄진 상태다.

인력 감축도 난제가 될 전망이다. 대우조선은 연내 3000명의 인력을 줄여 전체 인원을 1만명 이내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1조2604억원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그러나 “인력 감축은 결국 돈 문제”라며 “1조원 이상이 될 퇴직금을 대우조선이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우려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대우조선은 이달 21일까지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지만 신청자가 당초 목표치의 절반에 그쳤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이 이날 사보 인터뷰를 통해 “모든 임직원이 뼈를 깎고 피를 토하면서 자구계획을 철저하고 신속히 이행해야만 하는데 이 과정에서 노사 간 불협화음은 치명적”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3) 2년 뒤 매각? 조선경기 회복 '장밋빛 기대'

정부는 31일 내놓을 방안에 ‘대우조선의 신속한 민영화를 추진한다’는 내용도 넣을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부처 관계자는 “현재로선 2년 정도 버틴 뒤 조선경기가 좋아지면 대우조선을 매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의 사정이 좋지 않지만 2년간 최대한 버티면서 대우조선을 끌고 가겠다는 얘기다.

이 같은 정부 구상은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의 최근 보고서를 토대로 한 것이다. 클락슨은 9월 업황보고서에서 ‘2018년 발주물량이 늘면서 조선업황이 큰 폭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의 2018~2020년 수주량은 1600여척에 달한다. 하지만 이 전망이 맞을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게 문제다. 당장 조선해양플랜트협회 의뢰를 받은 맥킨지는 내년부터 2021년까지 국내 조선 3사의 수주량이 550척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클락슨이 아니라 맥킨지 전망이 맞다면 ‘2년 뒤 조선경기가 좋아지면 대우조선을 매각한다’는 정부 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된다.

이태명/안대규/김일규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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