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의 밤, 대한제국을 만나다
10월 마지막 주말인 28~29일 한국 근대사의 보고(寶庫)인 서울 정동에서 ‘정동야행(貞洞夜行) 축제’가 열린다.

서울 중구(구청장 최창식)는 28일부터 이틀간 가을 밤에 떠나는 테마여행인 정동야행 축제를 연다고 27일 발표했다. 정동야행은 근대문화유산이 잘 보존돼 있는 정동을 알리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됐다. 축제 기간에는 정동길을 따라 걸으며 덕수궁(사진),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배재학당역사박물관, 정동극장, 옛 러시아공사관 등 근대문화유산들을 밤늦게까지 관람할 수 있다. 시민의 호응이 높아 매년 봄과 가을에 열리는 서울의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았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대한제국’이다. 119년 전인 1897년 고종이 선포한 대한제국의 중심이 정동이었다. 고종 황제가 머물던 덕수궁은 물론 대한제국과 외교 관계를 맺은 열강의 공사관도 정동에 있다.

정동야행 축제에서는 대한제국 여권을 받거나 당시 제복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대한제국의 상징인 오얏꽃으로 반지와 팔찌 등 장신구를 제작해 볼 수도 있다. 또 고종 황제가 즐겼다는 커피 잔을 직접 만들고 미래로 보내는 편지를 담아 우체통에 넣어보는 체험 행사도 마련돼 있다.

축제를 맞아 풍성한 공연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28일 오후 7시 덕수궁 중화전 앞에서는 뮤지컬 배우이자 성악가인 임태경의 콘서트가 열린다. 29일 오후 7시에는 가수 유리상자와 자전거탄풍경이 익숙한 선율의 노래를 들려준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정동은 보면 볼수록 매력이 넘치는 곳”이라며 “근대문화유산이 몰려 있는 정동에서 밤늦도록 멋과 추억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