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0월27일 오후4시3분

일본 2위 무선 이동통신 회사 KDDI코퍼레이션이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분야 한국 자회사인 씨디네트웍스 매각에 나선다. 2011년 약 2000억원을 들여 이 회사를 인수한 지 5년 만이다. KDDI가 인수한 뒤 해외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실적 반등에도 성공한 만큼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 등이 눈독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씨디네트웍스의 최대주주인 KDDI코퍼레이션은 매각주관사로 딜로이트재팬을 선정하고 회사 매각에 들어갔다. 매각주관사는 조만간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투자안내서(IM)를 배포하고 공식 매각에 착수할 계획이다.

CDN이란 동영상, 사진 등 대용량의 웹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빠르게 보낼 수 있도록 해주는 데이터 전송 기술이다. 2000년 국내 토종 벤처로 시작한 씨디네트웍스는 CDN 분야 글로벌 시장 3위 업체로, 전 세계 100여개 도시에 2000여곳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 중국 텐센트, 미국 엔씨인터렉티브 등 글로벌 IT 회사들이 이 회사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2005년 설립한 일본 법인을 비롯해 미국 중국 유럽 등에도 각각 해외 법인을 두고 있다.

2007년에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으로부터 기술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약 900억원의 투자 유치를 받기도 했다. 2005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으나 2009년 ‘상장 실익이 없다’며 자진 상장폐지했다.

KDDI가 이 회사 매각에 나선 것은 투자금 회수(exit) 차원인 것으로 분석된다. KDDI는 2011년 당시 씨디네트웍스의 최대주주였던 오크아시아인프라스트럭처 등으로부터 회사 지분 85.5%를 1940억원에 사들였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회사가 일시적으로 실적이 꺾여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었으나 KDDI 측이 기술력을 보고 지분을 인수한 것으로 안다”며 “KDDI가 인수한 이후 최대주주 네트워크를 활용해 일본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사세를 성공적으로 키웠다”고 설명했다. 인수 첫해 이 회사는 매출 634억원에 영업손실 153억원을 기록했으나 실적이 지속적으로 개선돼 2014년엔 매출 1242억원에 영업이익 160억원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실적이 소폭 꺾여 매출 1112억원에 영업이익 58억원을 올렸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기준으로는 76억7800만원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KDDI가 인수한 금액을 감안할 때 매각 가격이 최소 3000억~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KDDI가 매각주관사로 일본 회사(딜로이트재팬)를 선정한 만큼 향후 투자자 입찰 등은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동종 업계 경쟁 기업이나 글로벌 IT기업 등 주요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주요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 KDDI는 내년 초께 본입찰을 받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소람/이지훈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