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분기 매출 1조시대…'1등 공신' 라인
네이버가 국내 인터넷 기업으로는 처음 분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자회사인 라인 등 해외 사업과 모바일 광고 부문에서 견조한 성장을 이룬 데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네이버는 올해 처음으로 연매출 4조원 벽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는 27일 3분기 매출 1조131억원, 영업이익 28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5%, 27.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네이버의 분기 매출 1조원 달성 일등공신으로는 라인이 꼽힌다. 라인은 3분기 매출 359억3000만엔(약 3910억원), 영업이익 49억2700만엔(약 53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각각 12.6%, 133% 늘었다. 네이버는 라인 성장세에 힘입어 해외 매출 비중을 37%로 끌어올렸다.

모바일 플랫폼의 성공 잣대로 꼽히는 광고 부문에서도 전년 동기보다 27.7%나 증가한 749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가운데 모바일 광고 매출 비중은 56%로 지난 1분기 PC 광고를 앞지른 이후 격차를 더욱 벌렸다.

콘텐츠 부문에서는 해외 의존도가 더 컸다. 콘텐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감소한 2275억원으로, 해외 비중이 전체의 88%를 차지했다. 네이버 측은 지난해 10월 라인 게임을 통해 출시된 대작인 ‘레이븐’(넷마블게임즈)에 따른 기저 효과 등이 작용해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다소 줄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1분기 9373억원, 2분기 9873억원, 3분기 1조131억원 등으로 세 분기 누적 기준 2조937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4분기에도 이 같은 성장세가 이어지면 지난해 처음으로 연매출 3조원(3조2512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4조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연간 영업이익도 1분기 2568억원, 2분기 2727억원, 3분기 2823억원으로 누적 8118억원을 기록해 1조원 고지에 안착할 가능성이 높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2002년 상장한 뒤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데 6년이 걸렸지만 이후 2조원과 3조원 벽을 허무는 데는 3, 4년밖에 안 걸렸다”며 “3조원 고지를 밟은 지 단 1년 만에 4조원까지 도달한 것은 그만큼 네이버의 모바일 변신과 해외 진출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상헌 대표는 이날 투자자 콘퍼런스 콜에서 내년 3월 자신의 사임은 “세대 교체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차기 대표로 내정된 한성숙 서비스총괄 부사장을 비롯해) 서비스를 직접 만들고 운영하며 사용자들과 교감해온 차세대 리더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경쟁 상황에 제대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