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부품(DS) 부문 전성시대가 열렸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DS 부문에서만 4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회사 전체 영업이익(5조2000억원)의 84%에 해당하는 규모다. 반면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정보기술(IT) 모바일은 간신히 적자를 면했다. 삼성전자는 27일 이런 내용의 올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4분기에 12조3000억원 규모의 시설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음달 새 주주환원 정책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제안에 대한 입장을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이재용의 '뉴삼성 시대'] 영업이익 4조4000억…부품이 떠받친 삼성전자 실적
◆DS 부문 역대 두 번째 호실적

삼성전자 DS 부문은 지난해 3분기(4조6500억원)에 이어 사상 두 번째(영업이익 기준)로 좋은 실적을 냈다. 2분기와 비교하면 58% 증가한 규모다. 반도체 사업에서 3조3700억원,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1조200억원의 흑자를 낸 결과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및 서버분야에서 고용량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됐다”며 “고부가가치 제품인 48단 입체 낸드플래시와 첨단 20나노미터(㎚) 공정에서 생산한 D램 생산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2013년 2분기(1조1200억원) 이후 약 3년 만에 1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이 오르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IT모바일(IM) 부문의 영업이익은 1000억원으로 줄었다. 지난 2분기 4조3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과 비교하면 97% 감소했다. 조기 단종된 갤럭시노트7의 환불 및 교환, 회수, 재고처리 등의 비용을 반영한 결과다. 회사는 “갤럭시S7이 갤럭시S 시리즈 가운데 최대 판매량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스마트폰 판매량은 갤럭시S7과 S7엣지 등 기존 모델의 판매 호조로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소비자가전(CE) 부문에서는 77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주주환원 정책 내달 발표

삼성전자는 올해 설비투자에 사상 최대인 27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 가운데 약 12조원이 4분기에 집행된다. 27조원 중 13조2000억원은 3D 낸드플래시 등 반도체 분야에 투입된다. OLED 라인 증설 등 디스플레이 부문에는 10조9000억원을 투자한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과 엘리엇의 요구에 대한 반응을 다음달에 밝히겠다고 했다. 회사는 콘퍼런스콜에서 “2015년 주주환원 잔여재원 활용 방안을 포함해 전반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며 “잔여재원은 자사주 매입 소각에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고, 이를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을 11월 말까지 공유하겠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분할 등 엘리엇의 요구와 관련해서는 “전반적인 제안 사항에 대한 방향성을 11월 안에 정해서 시장과 소통하려 한다”고 밝혔다.

◆갤노트 사태에 삼성전기도 흔들

갤노트7 단종 사태는 계열사 실적에도 영향을 줬다. 삼성전기는 3분기에 12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이날 공시했다. 2분기와 비교하면 16%,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87% 줄어든 규모다. 삼성전기는 “수율 개선, 비용 감축 등 내부 효율 개선 노력에도 주요 거래처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부품 수요가 감소해 경영지표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에 스마트폰용 배터리를 납품했던 삼성SDI는 1103억원의 적자를 냈다. 2분기(542억원 적자) 및 지난해 3분기(479억원 적자)보다 적자 폭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삼성SDI는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2947억원어치를 사들일 계획이라고 이날 공시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