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 주민들이 송도관할구인 연수구에서 분리해 특별자치구로 독립시켜 달라고 인천시에 촉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 같은 배경은 송도에 써야 할 개발자금을 인천시가 부족한 시재정에 충당함으로써 송도 인프라 구축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송도를 시에서 분리하면 송도에서 발생하는 재원으로 자립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송도는 2003년 국내 최초로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뒤 도시인프라 구축과 투자유치 등으로 올 들어 인구 10만명이 넘는 도시로 성장했다.

송도 주민 500여명은 26일 인천시청 앞에서 유정복 인천시장과 인천시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송도를 관할 연수구에서 분구시키고 송도를 특별자치구로 독립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송도국제도시총연합회(회장 조형규)는 이날 집회를 통해 “인천시가 시재정 충당을 이유로 편법으로 갈취한 송도개발 자금과 송도토지매각 자금을 송도 주민에게 조기 상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회는 “경제자유구역은 독립채산 원칙에 따라 별도 특별회계로 운영돼야 한다”며 “송도는 송도개발투자자와 수분양자의 주거·상업 분양대금으로 개발되는 만큼 송도에서 발생한 개발자금(분양대금 포함)과 토지매각대금은 송도에 재투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회 측은 “송도특별회계상 자산이관 총액은 2조5761억원(공시지가 기준)에 이르고 현금 전출액도 1조2605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까지 상환한 현금은 2149억원으로 인천시가 상환해야 할 자산이관 총액은 약 5조원(잔여토지분 포함)에 이른다는 게 연합회 측의 주장이다.

지난 25일 정창일 인천시의원은 시정질의에서 “경제자유구역의 인프라 구축에 사용하도록 제도화된 경제자유구역 특별회계 현금 및 자산이 인천시의 다른 용도로 사용됨으로써 송도 개발이 정체되고 있다”며 이관 자금의 조기상환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유정복 인천시장은 “송도 조성 초창기 시의 일반회계 재원이 투입됐고 추후 송도특별회계가 일반회계로 전환된 것은 시 재정의 효율적 운영에서 비롯된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송도의 분구 추진은 송도 개발이 완료되는 2020년 이후 또는 행정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시점에 검토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