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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기자 칼럼] 집값, 이젠 시장에 맡겨라

입력 2016-10-26 17:41:21 | 수정 2016-10-27 03:45:08 | 지면정보 2016-10-27 A3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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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신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yspar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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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부동산시장 규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값이 급등하고 분양시장 호조세가 2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과열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가계대출 급증도 한 요인이다. 조만간 ‘선별적 맞춤형 규제’를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전문가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부동산시장이 2000년대 초반 활황기와는 상황이 크게 다르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8년여간 부동산 부양책과 규제완화를 펼쳐온 정부가 갑자기 태도를 바꿀 경우 오히려 집값 급락 등 후유증에 휩싸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집값 따라 널뛰는 규제

올해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값은 평균 16.31%(부동산114 통계) 올랐고, 강남 3구의 재건축 아파트 값은 평균 16.64% 뛰었다. 다른 지역은 조용하고, 강남권만 급등했다는 뜻이다. 일반 아파트는 5% 상승해 재건축 아파트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강남 3구의 일반 아파트 값 상승률도 5.74%로 서울 평균과 비슷하다. 올해 전국 아파트 값 상승률은 3.45%에 그쳤다.

정부는 2006년 활황기와 비슷한 양상으로 보는 것 같다. 하지만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당시에는 재건축과 일반 아파트 값이 전방위적으로 급등했다. 2006년 한 해에만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값은 37.71% 올랐고, 일반 아파트도 30% 상승했다. 전국 아파트 값도 24.80%나 뛰었다. 지금은 지역별 개발 호재와 저금리 등의 여파로 국지적 과열이 혼재된 ‘안정적 시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분양시장은 ‘불안한 호조세’로 보고 있다. 경기 불황과 내년 입주물량 급증 등 불안 요인이 많아서 언제든 침체장세로 돌아설 수 있어서다.

주택정책 근본적으로 바꿔야

정부가 일부 집값 과열만 보고 ‘규제 카드’를 던지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앞으로 주택정책은 다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집이 크게 부족한 상태였다. 주택정책의 초점이 신규 주택의 공평 배분(청약제도 운용), 집값 급등과 투기자본 시장지배 방지 등에 맞춰졌다. 정부는 집값 급등 조짐만 보여도 화들짝 놀라 거래·분양가·세금·금융 규제 등 다양한 규제를 풀어냈다. 그러다 집값이 빠지면 또다시 규제완화와 부양책을 펼쳤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국내 주택시장이 선진국형으로 변해가고 있다. 주택 보급률이 2014년 기준 103%(선진국 110~120%)를 기록했다. 오피스텔 고시원 등 ‘대안주택’은 주택 수에 포함하지 않은 통계다. 집이 남아도는 공급과잉 상태에 접어들었다. 자가 보유율도 58%(2014년)로 미국(62.9%), 영국(66.7%), 독일(53.3%), 일본(61%) 등 선진국과 큰 차이가 없다.

정부·수요자·공급자 모두 ‘집값 동향 멘탈’이 강해져야 할 것 같다. 앞으로 어느 도심권 집값이 3.3㎡당 5000만~1억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울렁증 없이 바라보려면 정부의 주택정책 근본 체계가 바뀌어야 한다. 부동산 세금과 주거복지의 선진적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부동산 과세(취득·보유·양도세)의 예외를 줄이고, 수익과세 원칙도 강화돼야 한다.

서민층·청년층·사회초년생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공주거 인프라도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세금 정비가 필요한 이유다. 이런 준비를 하기에는 지금이 적기다. 주택시장이 모처럼 안정 기조를 보이고 있어서다.

박영신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yspar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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