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7' 시리즈가 출시된 지난 21일 서울 강남 SK텔레콤 직영점 앞에서 개통을 기다리는 소비자들. /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아이폰7' 시리즈가 출시된 지난 21일 서울 강남 SK텔레콤 직영점 앞에서 개통을 기다리는 소비자들. /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 박희진 기자 ]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7' 시리즈의 인기가 급격히 사그라들고 있다. 새로 추가된 2가지 블랙 색상을 제외한 나머지 모델은 판매점에서도 쉽게 찾아볼 만큼 재고에 여유가 생겼다.

현재까지는 예상과 달리 '갤럭시노트7' 사태에 따른 반사이익도 없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26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판매된 아이폰7과 아이폰7 플러스는 약 3만대에 그쳤다. 지난 주말 이틀동안 20만대의 판매 실적을 올린 것에 비하면 인기가 크게 꺾인 모습이다.

번호이동 건수도 확연히 감소했다. SK텔레콤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25일 번호이동 건수는 1만7292건을 기록했다. 올해 하루 평균인 1만5000건 수준으로 거의 되돌아온 셈이다.

이통 3사의 번호이동 건수는 아이폰7 시리즈가 출시된 지난 21일 3만6987건, 22일 2만5985건, 24일 2만9466건으로 집계됐다.

아이폰7 출시로 이통시장이 과열되자 방송통신위원회가 경고 조치를 내린 영향도 있지만, 블랙을 제외하면 아이폰7에 대한 수요 자체가 폭발적인 수준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이통사 판매점에선 아이폰7 시리즈의 색상별 재고 편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제트블랙'과 '매트블랙' 색상은 여전히 물량이 부족할 만큼 반응이 뜨겁지만, 나머지 색상의 상황은 그렇지 않다는 것.

수도권 한 대형 판매점의 경우, 확보하고 있는 아이폰7 시리즈 물량의 30%가 제트블랙과 매트블랙이었다. 나머지 물량 중 특히 실버와 골드 색상은 찾는 소비자들이 많이 없어 재고 소진이 어려울 정도라는 얘기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아이폰7 시리즈 예약 고객의 약 67%가 블랙 색상을 선택할 만큼 인기 편중이 심했다"며 "현재 제트블랙과 매트블랙을 제외한 다른 색상은 재고 여유가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갤럭시노트7에서 아이폰7으로 넘어온 소비자도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갤럭시노트7 구매자 중 아이폰7으로 교환한 이들은 전체의 약 3%가 안되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추가 보상책을 내놓을 때까지 교환을 기다리는 소비자들이 일부 있었다"며 "갤럭시노트7 이용자들이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아이폰7의 판매 성적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