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두 야당은 26일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의혹을 고리로 박근혜 정부를 향해 "최순실 수렴청정 정부였다"고 십자포화를 쏟아냈다.

그러나 일각에서 제기되는 '탄핵'이나 '하야' 등 급진적 목소리에는 경계심을 드러내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정치적으로 마지막 수단에 해당하는 극단적 카드를 섣불리 꺼내들었다가는 자칫 정치적 역풍을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기류가 읽힌다.

아울러 집권을 목표로 하는 정당으로서 대안도 없이 국정공백 사태를 야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더민주 원내 핵심관계자는 26일 "탄핵 주장은 국민이 하는 것이지, 야당이 거기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설사 탄핵을 하더라도 그 이후 공백사태에는 국민들이 엄청난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며 "야당이 탄핵을 주도한다면 이에 대한 책임도 따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이미 식물정부가 된 것 아닌가. 우리는 상황을 주시하며 진상규명을 위해 가장 효과적인 대응을 하겠다"라고 했다.

민병두 전 민주정책연구원장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통령의 하야나 탄핵 등 궐위 상태에서 북핵위기와 경제위기를 감당하기는 어렵다"며 "차기 정부를 검증할 시간을 주지 않고 바로 대선을 치르게 되면 미래불가측성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보수논객 지만원 씨가 "박근혜. 최소한의 개념이라도 있다면 자결하라"라는 제목의 논평을 낸 것을 언급하며 "지만원답다.

우리 당에서는 그런 얘기는 절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천정배 전 대표도 입장자료에서 "너무 감정적으로만 대할 문제가 아니다. 탄핵은 국가적인 위기이자 비극이다. 그런 만큼 최후 수단이 돼야 하고, 가능한 한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