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연방경찰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에게 뇌물이 흘러들어 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연방경찰은 룰라 전 대통령이 대형 건설업체 오데브레시로부터 800만 헤알(약 29억원)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부패 혐의로 지난달 26일 체포된 좌파 노동자당(PT) 소속 안토니우 팔로시 전 재무장관이 중간에서 뇌물을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팔로시는 룰라 전 대통령 재임 시기인 2003∼2006년 재무장관을 지냈다. 2010년 대통령 선거 때는 당시 PT 대선 후보였던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캠프에서 활동했다. 호세프 전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2011년엔 수석장관을 역임했다.

연방경찰은 팔로시가 장관 재임 시절 오데브레시에 특혜를 주고 대가성 뇌물을 받은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오데브레시의 이사회 의장을 지낸 에밀리우 오데브레시는 룰라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2003∼2010년) 오데브레시에 각종 특혜를 준 데 대한 감사 표시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개막 경기장인 상파울루 코린치안스 경기장을 건설했다고 주장했다. PT가 집권한 2003∼2015년 오데브레시의 연간 매출은 173억 헤알에서 1320억 헤알로 급증했다.

룰라 전 대통령의 변호인은 “룰라를 정치적으로 탄압하기 위해 관련법과 사법 절차를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팔로시 전 장관도 자신이 뇌물을 전달했다는 연방경찰의 수사 내용을 강하게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이후 부패 혐의로 세 차례 기소됐다. 이를 법원이 승인하면서 곧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PT는 룰라에 대한 기소가 그의 2018년 대선 출마를 막으려는 정치적 의도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