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국제중재 강자 꿈꾸는 한국, 해외로펌에 문 더 열어야"
“한국 국제중재 시장은 괄목할 만하게 성장했다. 이제는 본 궤도 진입을 위해 기본기를 철저하게 다질 시기다.”

영국계 대형 로펌인 클리포드챈스의 국제중재그룹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제이슨 프라이 변호사(50·사진)는 “지금이 동북아 허브로 발돋움하기 위한 전략을 세울 적기”라는 조언을 건넸다. 클리포드챈스는 변호사 3300명을 보유한 글로벌 로펌으로 2012년 서울사무소를 열었다.

프라이 변호사는 2007년부터 5년간 프랑스 파리에 있는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법원 사무총장을 맡은 뒤 클리포드챈스에 재합류했다. 변호사이자 중재자로서 인프라 프로젝트, 에너지, 항공, 무역 및 투자 분야의 주요 국제 분쟁에서 25년 이상 자문을 수행해 왔다.

한국경제신문과 한 최근 인터뷰에서 그는 “4년 전 클리포드챈스 서울사무소를 연 이후에도 한국 국제중재 시장이 계속 발전했고 그 방향 또한 바르게 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한국이 일본 중국 홍콩과 비교해 결코 뒤지지 않는 지리적 이점과 훌륭한 숙박시설 등의 인프라 그리고 제2외국어에 능통한 인적 자원을 두루 갖추고 있다”며 “동북아 허브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양적인 성장을 이뤘다면 앞으로는 본격적으로 기본기를 다지고 내실을 탄탄히 할 때라는 것이 프라이 변호사의 진단이다. 그는 “국제중재 조약은 시대 흐름에 맞게 계속 업데이트된다”며 “정부 차원에서 수정된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국내법 개정 또한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런 면에서 프라이 변호사는 한국 정부의 노력에 후한 점수를 줬다. 법무부는 최근 ‘중재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한국을 동북아 중재 허브로 도약시키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다.

한국 국제중재산업이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한 그가 한국 법률시장에 던진 화두는 ‘경쟁’이다. 프라이 변호사는 “해외 로펌이나 외국 변호사들의 판례 등 한국 법률정보 접근성이 높아져야 한다”며 “진정한 국제중재의 강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노력뿐 아니라 법조계 전체의 인식 변화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법률시장 개방을 두려워하지 말고 개개인이 국제적인 시각을 겸비해야 국제중재산업의 동북아 허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