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오랜 인연이 있다고 밝힌 최순실 씨(60)는 박 대통령의 ‘40년지기’이자 박 대통령의 멘토 역할을 한 고(故) 최태민 목사의 딸이다. 2014년 청와대 문건파동의 당사자인 정윤회 씨의 전 부인이다. 파동 후 최서원으로 개명했다.
"최순실 책상 위엔 늘 30㎝ 대통령 보고자료"…비선조직 삼성동팀의 몸통설 나돌아
최 목사와 박 대통령의 인연은 1975년 육영수 여사가 숨진 이듬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 목사는 당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던 박 대통령에게 위로 편지를 보내면서 정신적 멘토 역할을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그해 4월 최 목사가 세운 정체 불명의 구국선교단(새마음봉사단으로 개칭)의 명예총재를 맡기도 했다. 1979년 6월10일 한양대에서 열린 ‘제1회 새마음 제전’이란 행사에 당시 박근혜 명예총재가 참석해 최씨와 친밀하게 대화를 나눈 영상도 최근 공개됐다. 당시 단국대 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최씨는 이 행사를 주최한 ‘새마음 대학생 총연합회’ 회장이었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를 나온 뒤에도 최 목사 부녀는 박 대통령을 가장 지근거리에서 보살피고, 1994년 최 목사가 숨진 뒤 최씨는 계속 박 대통령 곁에 머물며 친구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 어머니 팔순잔치에 박 대통령이 참석해 노래를 불렀다는 진술도 있다.

박 대통령이 1998년 정치권에 입문하면서 최씨 전 남편인 정씨가 보좌관 역할을 했고, 2002년에는 비서실장을 맡아 공개적으로 활동했다. 박 대통령과 최씨 관계에 대해 “아는 사이지만 절친은 아니다”는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의 말은 사실과 달랐다.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2007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부터 2012년 대선 때까지 공식캠프 외에 ‘삼성동팀’ ‘논현동팀’ ‘강남팀’ 등으로 불리는 비선조직을 가동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 가운데 최씨가 삼성동팀의 몸통이라는 설도 있다. 2014년 청와대 문건파동 당시 박관천 경정이 검찰조사를 받으면서 권력 지형에 대해 “최씨가 1위, 정씨가 2위며, 박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씨는 논현동 사무실에서 각계 전문가들을 만나 대통령의 스케줄이나 정책사안을 논의했다”며 “최씨 책상에는 항상 30㎝ 두께의 ‘대통령 보고자료’가 놓여 있었다”고 증언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