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체들이 배를 만들 때 쓰는 철강재인 후판(두께 6㎜ 이상의 철판) 가격이 5년 만에 오름세로 전환했다. 향후 조선업체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후판공급업체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체와 3분기 후판 가격을 10% 이상(약 5만원) 오른 t당 55만~56만원 수준에서 합의했다. 후판 가격은 2011년 9월 t당 110만~120만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글로벌 금융위기와 공급과잉 여파로 계속 하락해왔다.

중국은 올 상반기 1300만t 규모의 철강 설비를 축소했다. 후판 공급과잉이 해소국면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후판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도 지난해 말 t당 40.6달러에서 최근 57.1달러로 42% 올랐다. 일각에선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이 STX조선해양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로 후판 847억원어치 대금을 받지 못하면서 이번 후판가격 협상에서 강경하게 나선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후판 매출 비중이 10~20% 수준인 철강업체들은 이번 후판 값 인상에 수혜를 보지만 선박 건조 대금의 20% 정도를 후판 구입에 써온 조선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