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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맥] 걸음마 수준 바이오산업…'세제 지원·펀드 조성·M&A' 시급

입력 2016-10-25 18:04:36 | 수정 2016-10-26 06:45:08 | 지면정보 2016-10-26 A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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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바이오산업, 선진국과 기술격차 줄이려면

바이오는 난치병 치료, 식량·에너지 문제 해결 대안으로 각광
한국 바이오기술은 IT·제조업 등에 비해 경쟁력 떨어져
초기 바이오기업 투자 확대 절실…시장진입 막는 규제 풀어야

안중기 <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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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기술(BT)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면서 바이오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바이오기술은 난치병 치료, 환경 파괴, 식량 및 에너지 부족 등 인류가 해결하지 못한 다양한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방법이다. 이를 사전에 간파한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는 바이오기술 투자를 늘리고 있다. 투자 확대는 기술 진보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 바이오기술인 DNA 분석기술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약 1억달러에 이르는 비용으로 일반인은 접근할 수 없는 기술이었다. 최근엔 1000달러까지 떨어졌다. 머지않아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대중적인 기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바이오 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한국 정부와 기업들도 바이오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국내 바이오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바이오산업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살펴보면 단적으로 드러난다. 바이오산업 생산액은 2014년 기준 7조6000억원으로 제조업 생산액 대비 0.5%에 머물고 있다. 바이오 관련 투자 저조와 이에 따른 낮은 기술 경쟁력, 관련 제도 정비 미흡 등 복합적인 요인이 낳은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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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바이오 R&D, IT의 5분의 1

먼저 바이오 관련 연구개발(R&D) 투자는 정보기술(IT) 등 주력 기술에 비해 미미하다. 바이오기술에 대한 정부와 민간부문의 연구개발 투자액은 2014년 기준 4조8000억원으로 IT 연구개발비의 5분의 1이다. 산업화 기반이 취약한 바이오기술은 주로 공공부문이 연구개발을 주도한다. 민간부문의 연구개발 역량을 비교하면 결과는 더욱 초라해진다. 바이오기술의 민간 연구개발비는 IT산업의 9분의 1에 불과하다. 바이오 최강국인 미국 바이오기업 투자액과 비교해도 초라하기는 마찬가지다. 미국 바이오기업의 연구개발 투자는 한국 바이오기업의 20배나 된다.

바이오 벤처투자는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벤처정신과 거리가 먼 투자가 대부분이다. 투자액은 2014년 이후 급증해 2015년 기준 3150억원이다. IT서비스와 함께 가장 많이 투자가 들어오는 분야로 성장했다. 문제는 대부분 바이오 벤처투자가 비교적 안전한 창업 후기 기업에 몰린다는 점이다.

바이오 벤처투자에서 창업 3년 미만 초기 기업의 투자 비중은 12.3%에 불과한 반면 창업 7년 이상 후기 기업의 비중은 55.6%에 이른다. 모든 분야의 벤처투자 중 창업 초기 기업 투자 비중이 31.1%, 창업 후기 기업 비중이 41.0%라는 점을 고려하면 바이오 분야의 초기 벤처투자가 상대적으로 부진함을 알 수 있다.

국내 바이오기업은 인수합병(M&A) 투자에 소극적이다. 제약업의 경우 글로벌 제약사들은 M&A를 활발히 펼치고 있다. 기업 전체를 인수하기도 하지만 특정 사업부만을 인수하거나 사업부를 서로 교환하기도 한다. 반면 국내 제약사는 M&A를 통한 성장 전략에 미온적이다. M&A를 통해 외부에서 기술을 확보하는 것보다 내부 연구개발 방식을 선호한다.

미국과 기술격차 4.5년

기술력은 세계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기에 부족하다. 기본적으로 주력 업종에 비해 투자가 적기 때문이다. 바이오기술은 미국과의 기술격차가 2014년 기준 4.5년이다. 전체 기술의 평균 격차인 4.4년과 비슷하다. 한편 주력 기술인 정보·전자·통신 분야의 기술격차는 2.7년, 기계·제조·공정 분야는 3.3년이다. 바이오산업보다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산업과 관련한 정부의 제도 정비도 미흡하다. 특히 바이오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일부 불합리한 규제가 투자 확대와 신규 기업의 시장 진입을 가로막고 있다. 예를 들어 난치병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는 골수 등 인체 자원 사용이 반드시 필요한데, 활용 가능한 분야가 제한돼 신사업 진출이 곤란한 때가 있다. 또한 유전자 치료제 개발 연구 범위를 유전질환, 암 등으로 한정해 특정 질환 이외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투자 확대 전략 마련이 가장 시급

바이오산업이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투자 확대 전략을 마련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 한국은 IT산업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와 동일한 수준의 경쟁력을 바이오산업에서 확보하려면 적어도 IT에 투자하는 만큼 바이오기술에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상업성이 떨어지고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기초 바이오 연구를 중심으로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 증대가 요구된다. 그리고 정부 주도의 바이오 연구를 민간 주도로 전환하기 위해 바이오기업의 연구개발에 대한 세제 및 금융 지원을 강화해 민간의 투자 확대를 유도해야 한다.

벤처투자는 양적 규모를 늘리는 것 못지않게 질적 배분에 신경 써야 한다. 정부 주도로 운용되고 있는 벤처캐피털 투자에서 초기 바이오기업 육성 펀드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잠재력을 지닌 창업 초기 바이오기업이 기술력을 담보로 손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기술금융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바이오기업은 성장 전략으로 M&A 투자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M&A를 통해 외부 역량을 흡수해 기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으면 혁신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국 기업과 같이 폐쇄적 조직문화가 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정부가 산업생태계 조성해야

산업화 기반이 견고하지 않으므로 산업생태계 조성자로서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바이오산업은 생명윤리, 인체 유해성 등 민감한 문제들과 관련 있기 때문에 규제 완화를 통해 시장에 모든 것을 맡겨두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없애 시장의 자율성을 존중하되, 소비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에 대해선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안중기 <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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