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원 한경텐아시아 기자 wizard33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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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짓이 깃털처럼 가벼워 보였다.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느라 체중을 눈에 띄게 줄인 데다 가늘고 긴 팔다리로 회전하는 몸동작이 진짜 체조선수 같다. 다음달 첫 방송을 내보내는 MBC 수목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에서 리듬체조 선수 송시호 역을 맡은 경수진(29)이다.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경수진을 만났다. 그의 어깨에 자리 잡은 커다란 멍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 8월부터 운동하고 있어요. 마음은 이미 체조선수인데 몸이 잘 따라주지 않네요, 하하. 물론 몇 개월 한다고 제가 선수를 따라갈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제 안의 능력을 끌어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는 않아요.”

2012년 드라마 ‘적도의 남자’로 데뷔한 경수진은 손예진과 비슷한 이미지 덕분에 ‘제2의 손예진’ ‘첫사랑의 아이콘’이라 불렸다. 이듬해 드라마 ‘상어’에선 손예진의 아역을 맡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후 미니시리즈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밀회’ 등에서 조연으로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제2의 손예진으로 소문난 경수진씨가 리듬체조 연기로 진짜 매력 보여준다네요
그가 이번에는 리듬체조 선수 역할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극중 경수진은 톱 자리에 있지만 심리적 압박감이 심한 체조선수의 고뇌는 물론 예민하고 스트레스 가득한 면모를 다채롭게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경수진은 색다른 모습을 기대해도 좋다며 웃었다. 그는 “송시호는 그간 보여드리지 않았던 예민하고 시크한 역할”이라며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구나 싶어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한창 태릉선수촌에서 훈련받고 있다는 경수진은 이번 역을 위해 손연재 등 리듬체조 선수들의 다큐멘터리를 많이 봤다고 했다. 하루에 6~7시간씩 운동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경수진 역시 바로 훈련에 들어갔다. “시청자들이 봤을 때 ‘쟤가 체조선수라고?’ 하는 느낌을 주기가 싫었습니다. 그런 말을 들으면 너무 속상할 거 같아요. TV를 통해서만 봤던 리듬체조 선수들과 똑같은 생활을 하고 있어요.”

경수진은 극중에서 최근 ‘대세’로 떠오른 배우 남주혁과 전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다. 남주혁 이야기를 꺼내자 그의 입가에 미소가 만발했다. 전 연인이지만 과거 회상 장면을 통해 알콩달콩한 모습이 나올 거란다. “매력 있고 멋있잖아요. 남주혁 씨가 요즘 20대 여성들의 ‘대통령’이라고 하더라고요. 촬영장에 등장만 해도 환호성이 크게 들려요. 괜히 제가 흐뭇하고 뿌듯해요. 하하.”

데뷔 당시 손예진과 닮은 외모로 주목받았던 경수진이다. 드라마 ‘상어’에서는 손예진의 아역으로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그러나 이제 팬들은 온전히 경수진의 매력을 바라보고 있다. “손예진 선배 아역으로 관심을 받은 건 아직도 감사한 일이에요. 손예진 닮은꼴이지만 배우로서 나만의 매력을 쌓다 보면 언젠간 경수진 그 자체로도 바라봐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언제나 맹활약하며 길을 터준 손예진 선배에게 고맙고 존경해요.”

조현주 한경텐아시아 기자 jhjdhe@tena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