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세단 뽑기 딱 좋은 계절
중견기업에 다니는 이경석 씨(40)는 이달 초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을 이용해 현대자동차 쏘나타를 할인받아 구매했다. 기아자동차 K5, 르노삼성자동차 SM6 등의 또 다른 중형차를 알아봤지만 가격이 가장 저렴했기 때문이다. 이씨처럼 올해 가족과 함께 탈 승용차를 고르는 구매자들이 부쩍 늘었다. SM6나 쉐보레 말리부 같은 신차들이 일제히 나오면서 가격 경쟁으로 평소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는 분위기여서다. ‘가족형’ 세단의 인기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중형 자가용 1위 SM6…쏘나타·말리부·SM7도 인기

국산 중형 세단은 최근 판매 경쟁이 가장 치열한 차급이다. 르노삼성 SM6는 중형 자가용 시장에서 7개월 연속 1위를 달리고 있다. 택시, 렌터카 등 법인 차량을 제외한 일반인 구매자 선호도 1위에 올랐다. SM6는 올 3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이후 지난 9월까지 4만513대 팔렸다. 이 중 자가용 기준 판매 대수는 3만6496대로, 같은 기간 2만7244대를 기록한 쏘나타를 따돌렸다. 자가용 등록 비중은 전체 SM6 판매의 94%에 달한다.

SM6를 추격하고 있는 말리부도 자가용 시장 1위에 도전장을 냈다. 한국GM은 최근 뒷좌석 열선시트 등 상품성을 강화한 2017년형 말리부를 내놨다. 말리부는 그동안 미출고 물량이 많아 계약자들이 인도받을 때까지 두 달 이상 걸렸다. 한국GM은 이달부터 생산을 늘리고 출고 대기 기간을 한 달 이내로 줄여 판매량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쏘나타와 K5는 전통의 중형 강자다. 이들의 강점은 소비자가 친숙하게 느낀다는 점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코리아세일페스타를 이용해 쏘나타와 K5에 대해 5~10% 할인에 나섰다. 후발 주자인 SM6와 말리부에 빼앗긴 소비자를 되찾아온다는 전략이다. 기아차의 준대형 세단 K7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3분기까지 총 4만1914대가 팔리며 그랜저 아성을 뛰어넘었다. 올 들어선 K5를 앞서가며 기아차를 대표하는 패밀리 세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수입 세단에선 520d·ES300h·E220d ‘혈투’

벤츠 E클래스
벤츠 E클래스
수입 승용차 시장도 4분기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BMW 중형 세단 520d는 올 들어 3분기까지 4481대가 팔려 전체 수입차 가운데 가장 많이 판매됐다. BMW 5시리즈는 내년 상반기 국내 시장에 완전 변경(풀 체인지) 모델이 나올 예정이다. 신차 교체를 앞두고서도 인기는 여전하다. 520d를 뒤쫓고 있는 모델은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세단 ES300h다. 지난달까지 4000대가 팔려 승용차 판매 2위를 기록 중이다. 렉서스 대표주자 ES300h는 2013년 첫 등장 이후 출시 4년째임에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ES300h 한 차종만 렉서스 전체 판매의 58%를 차지한다.

3위와 4위 기세도 만만찮다. 하반기 들어 시장 반응이 가장 뜨거운 승용차는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다. 올여름 신차로 교체된 E클래스는 가을로 접어들면서 주력 모델인 가솔린 세단 E300과 디젤 세단 220d의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