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유아교육 앱 '핑크퐁' 만든 그 회사...게임도 잘 만드네?"
교육용 콘텐츠 제작업체가 개발한 게임이 ‘깜짝 흥행’에 성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스마트스터디에서 개발하고 네시삼십삼분(433)이 서비스하는 ‘몬스터슈퍼리그’(이하 몬슈리) 얘기다.

몬슈리는 캐릭터를 수집한 뒤 성장시켜 전투를 치르는 역할수행게임(RPG)이다. 출시 한 달 반 만인 지난 21일 글로벌 다운로드 300만건을 넘어섰다. 특히 북미 유럽 등지의 반응이 좋다. 해외 이용자가 국내 이용자의 두 배에 가깝다. 국내 앱(응용프로그램) 마켓 매출 순위에서도 10위권을 오르내린다. 올 하반기 433이 내놓은 게임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이다.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캐릭터 디자인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저사양 스마트폰 비중이 높은 해외 지역 이용자를 고려해 그래픽 요구사양을 낮춘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성국 스마트스터디 부사장은 최근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기자와 만나 “몬슈리를 오랫동안 인기를 끄는 게임으로 만들고 싶다”며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추가하는 등 게임을 꾸준히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마트스터디는 학부모에게 주목받는 유아교육용 앱 핑크퐁을 개발한 교육 콘텐츠 회사다. 교육 사업을 하는 회사가 갑자기 게임을 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박준철 스마트스터디 최고기술책임자(CTO)는 “3년 전 팀원들이 취미 삼아 달리기 게임을 만든 것이 계기였다”며 “5명이 힘을 합쳐 열흘 만에 게임을 만들어 앱 장터에 올렸더니 매출과 다운로드 수가 계속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팀원들 먹일 고깃값은 벌겠다 싶어서 게임을 계속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때 개발한 게임이 글로벌 누적 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타마고 몬스터즈’다. 타마고는 카카오스토리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구글에서 하루에 다운로드 60만건을 올리기도 했다. 이어서 내놓은 퍼즐게임 젤리킹도 승승장구했다. 누적 1000만 다운로드를 넘겼다.

자신감을 얻은 개발팀은 2014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RPG 게임 개발을 시작했다. 이후 2년간 준비해 내놓은 게임이 몬슈리다. 몬슈리는 스마트스터디가 내놓은 첫 RPG다. 핵심 개발진이 대형 게임사에서 마비노기 크로스파이어 등 다양한 게임 제작에 참여한 경력이 있어 어려움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몬슈리는 기획 단계부터 해외 시장을 노렸다. 윤 부사장은 “통신 환경이 안 좋은 점을 고려해 데이터 이용량이 많은 액션 RPG가 아니라 턴제 RPG를 채택했다”며 “서구권 이용자에게 익숙한 일본 만화풍의 캐릭터 디자인을 이용한 것도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주현 스마트스터디 아트디렉터(AD)는 “요구 사양을 낮추면서도 그래픽 품질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고민했다”며 “색감을 최대한 매혹적으로 구성하고 캐릭터의 실루엣을 강조하는 방법을 썼다”고 말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