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 & 이대리] "우리는 래피니어…회사 생활 랩으로 풀어내YO! "
주중에는 엔지니어였다가 주말이 되면 힙합 듀오로 변신하는 이들이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에 다니는 최재훈 대리(33·오른쪽)와 윤형진 대리(33)다. 두 사람은 힙합듀오 ‘타이쿤(TycooN)’의 멤버다. 이들은 “우리는 래피니어(rappineer)”라고 소개했다. 래피니어는 래퍼(rapper)와 엔지니어(engineer)를 합친 것이다. 엔지니어라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힙합에 대한 열정을 담아 만든 소개말이라고 했다.

두 사람은 대학 시절부터 알고 지낸 친구 사이다. 학과 동기로 만난 이들은 힙합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공유하면서 친해졌다. 최 대리가 2010년 현대엔지니어링에 입사한 뒤 윤 대리도 2011년 현대엔지니어링에 입사하면서 직장 동료가 됐다.

이들은 같은 회사에 다니면서 본격적인 래퍼 활동을 시작했다. 2011년 사회인 힙합크루 신스펀에서 활동하다가 2015년 4월 힙합 듀오 타이쿤을 결성했다. 첫 정규앨범에는 자작곡 10곡을 넣었다. 종종 홍대 인근에서 공연도 연다.

회사 생활을 하며 곡 작업을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꾸준히 연습한다. 퇴근 후 밤늦게까지 곡작업을 하는 경우도 많다. 최 대리는 “회사 생활을 하며 받은 영감들이 곡 작업에 많은 도움이 된다”며 “일과를 랩으로 풀어내다 보면 피로도 풀린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매년 공연 때마다 회사 동료들을 초대한다. 지난해엔 현대엔지니어링 사내 행사에서 힙합 공연을 펼쳐 상도 받았다.

요즘은 이달 말 정기공연을 준비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 대리는 두 번째 싱글앨범 발매도 앞두고 있다. 최 대리는 “입사 7년차인데도 지치지 않는 비결은 힙합 덕분인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윤 대리는 “나이가 들어도 힙합 비트에 몸을 실을 수 있는 젊은 감각을 유지하고 싶다”며 “후배들과의 소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