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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기업에까지 번지고 있는 경제 비관 전염병

입력 2016-10-24 17:25:09 | 수정 2016-10-25 04:25:53 | 지면정보 2016-10-25 A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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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국내 30대 그룹의 절반가량이 내년 사업계획의 밑그림조차 그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내년 경기전망 및 사업계획’에 대해 긴급 설문조사한 결과다(10월24일자 A1, 3면 참조). 대기업이 통상 10월 말께 내년 사업계획의 초안을 짠다는 점에서 그만큼 내년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을 말해준다.

실제로 눈앞이 캄캄하다는 기업이 적지 않다. 30대 그룹의 59.3%가 내년 경영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들이 불확실성의 변수로 꼽은 순서를 보면 미국 금리인상과 환율 움직임, 내수 침체와 경기 부진, 중국의 경기 침체,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수출 부진,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추진, 미국 대선 결과 등이다. 대내외 악재들이 망라됐다. 이러니 열 곳 중 여섯 곳이 내년 투자, 매출과 이익목표를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잡겠다고 응답했다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비관론이 대기업으로까지 번지면서 공격적 투자는 엄두를 못 낸다고 한다.

한국 대표기업들의 성장엔진이 꺼져간다는 것은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4분기 위기론’을 말하지만 내년 경제가 더 걱정이다. 내년 성장률이 2%도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이대로 가다간 한국 경제가 자칫 장기불황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경제의 터닝포인트를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일호 경제팀은 위기론이 과장됐다고 하지만 그럴 때가 아니다. 대내외 악재들을 하나하나 점검해 즉각 대응책 마련에 들어가야 한다.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경제가 절벽에 직면했는데도 법인세 인상 등 증세 법안과 기업 규제를 경쟁적으로 쏟아내면 뭘 어쩌자는 것인가. 벼랑 끝 경제에 치명타를 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기업도 각오를 새로 해주기 바란다. 아무리 어려워도 뭔가 해 보자고 일어서는 건 그래도 기업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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