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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가족은 사랑이고 다시 사랑이다

입력 2016-10-23 17:38:58 | 수정 2016-10-24 01:27:04 | 지면정보 2016-10-24 A3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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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달자 <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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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친구와 오랜만에 저녁을 먹었다. 두어 달 전에 남편을 잃은 친구다. 그런 면에서 보면 나는 그의 선배다. 둘이 여자가 아니라 홀몸노인 할머니 혼자 사는 이야기를 하면서 그 적적한 것을 동감하며 까르르 웃기도 했다. 그러다 그 친구가 고개를 푹 숙이고 울어버렸다. 50년을 훨씬 더 살았는데 남편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그림자처럼 늘 옆에 있었기에 귀한 줄을 몰랐고, 돌아가고 생각하니 자신이 남편을 사랑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이야기다.

어디 영원이 있으랴. 언젠가는 같은 방향으로 가긴 가지만 결국 한 시간은 아니어서 내 친구는 먼저 간 남편에 대해 미안해하고 있었다. 누구라도 먼저 가는 사람에게 미안해한다. 부부는 늘 감동적이진 않지만 무심하게 옆에 그냥 존재하는 것이기에 그 존재가 사라지면 뭔가 큰 것을 잃는 느낌을 갖는다.

하루의 시간을 보면 그렇게 다양할 수가 없다. 매 순간순간이 모두 매혹적이고 사랑스럽다. 새벽시간 창을 열어 보라. 얼마나 감탄스러운지 얼마나 살아있는 것이 고마운지 가슴이 떨린다. 해가 떠오르는 것을 보라. 쿵쿵 가슴 안에서 울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침식탁에서 먹는 음식들, 가족들 그리고 한잔의 물, 한잔의 차를 마실 때 창밖을 보라.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과 저 멀리 보이는 산 능선을 보라. 모두 감사하고 아름답다. 어디 그뿐인가. 오후의 해지는 시간쯤에 눈물이 난다. 엄마가 그립고 친구가 그립고 서서히 청색어둠이 퍼지면서 어둠이 몰리는 저녁에 간절히 기도하고 싶지 아니한가. 그리고 밤이 오면 우리는 집으로 돌아간다. 아 아 집!

그 집으로 들어서면서 가족의 목소리를 들어 보라. 안식과 평화가 오지 않는가. 가족이 그렇다. 다 따지고 살 일은 아니지만 다 느끼고 사는 일도 아니지만 가만히 바라보면 눈물겹다. 뼈가 시리고 저리다. 그러나 마음상하고 큰소리도 치고 눈도 흘기고 산다. 하루가 순간순간을 바라보지 못하고 쓸려 가듯이 가족에게 꼭 필요한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일상 속으로 쓸려가면서 산다. 자주 마음이 아프다. 가시처럼 살을 쑤신다. 그러나 왜 그럴까. 따뜻한 한마디를 꾹 삼키고 입을 닫는다. 나중에… 다음에… 언제 봐서… 오늘 밤에… 아니 내일… 하면서 그 한마디를 미루고 미루다가 가슴 안에 쿡 처박는다. 내 친구처럼 그 흔한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를 거두어 버린다. 그 말들은 마음 안에 쌓인다. 쌓인 말들은 썩고 부식하고 만다. 그것은 끝내 상대방에게 상처로 갈 것이다. 왜 우리는 그래야만 하는지 스스로 되물으면서 말이다.

제아무리 가족이라도 표현하지 않으면 모른다. 우리는 대화라는 것은 사무적이고 일터에서만 하는 것으로 안다. 아주 작은 한마디가 하루를 좌우하고 한 번의 웃음섞인 인사가 하루의 기분을 추어올린다. 기분이 좋으면 일은 최선을 이끌어 올리는 힘이 된다. 그래, 그렇게 가족은 한마디의 응원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늘 보는 얼굴, 가족이므로 그냥 그렇게 무덤덤하게 살아도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바쁘다는 핑계로 너무 소중한 것들을 그냥 지나쳐 버린다. 그냥 무화시킨다. 우리는 가족이라는 이 엄청난 사랑을 늘 키우고 그 존재를 확인하고 그 이름을 불러 주고 확인하며 사랑을 나누어야 한다. 우리는 다 안다. 그런데 그것은 왜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그것을 잃고 우는 것을 왜 자꾸 반복하는가.

“여기 내 가족이 있다. 여기 내 사랑이 있다. 여기 내 응원이 있다.” 그래야만 내가 내 가족에게 감사의 말을 할 수 있다. 가족은 사랑이며 다시 사랑이기 때문이다.

신달자 <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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