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美정부와 전혀 관계없다 설명…美인사들 현 대북정책과 무관"
"트랙2에 北 당국자 파견, 제재·압박 따른 고립 보여주는 것"

정부는 북한의 현직 인사들과 미국의 전직 관료들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비공개 접촉을 한 것에 대해 미국 정부와는 상관이 없는 것이라면서 "한미 양국은 앞으로도 국제사회와 긴밀한 공조 아래 강력한 대북 제재·압박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23일 "미국 정부는 이번 협의가 민간 차원의 '트랙 2' 대화로, 미국 정부와는 전혀 관계없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북한이 미국의 전직 관료들과의 접촉에 상관없이 북한이 분명한 비핵화 의지를 보일 때까지 현재 진행 중인 대북 제재·압박 기조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거듭 재확인한 것이다.

지난 21~22일 쿠알라룸푸르에서의 접촉에는 북측에서는 한성렬 외무성 부상과 장일훈 유엔주재 차석대사 등 5명이, 미측에서는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특사, 조지프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 리언 시걸 미 사회과학원(SSRC) 동북아안보협력 프로젝트 국장, 토니 남궁 전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 한국학 연구소 부소장 등 4명이 참석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측 참석자들은 길게는 20여년 전 대북정책을 담당했던 전직 인사들로서, 미 정부의 현 대북정책과 무관하며 과거에도 유사한 '트랙 2' 회의에 참석했었다.

그동안 회의를 주관한 미측 인사들도 거의 매번 동일한 인물들이었다"면서 이번 접촉과 미측 인사들에 의미를 두지 않았다.

이 당국자는 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9월 8일 미·아세안(ASEAN)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취임 후 대북 접근방식은 잘못된 행동에 대해 보상하지 않는 것이라고 언급했고, 케리 미 국무장관도 지난 21일 쿠웨이트 외교장관과 기자회견시 북한을 불법정권이라고 언급했다"면서 오바마 행정부의 확고한 대북 제재·압박 기조를 강조했다.

그는 최근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 계기에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미측의 다양한 학계 인사들과의 간담회를 하고 미 대선후보 진영 관련 인사들을 별도로 접촉한 사실을 거론하며 "(해당 인사들이)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때가 아니며, 강력한 제재·압박을 지속해야 할 때라는 단호한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트랙2 회의마저도 현직 당국자들 파견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전례없는 대북 제재와 압박으로 인한 외교적 고립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