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진회색은 '슈트의 정석' 붉은 계열 넥타이 매면 남다른 패셔니스타
늘 입는 옷일수록 제대로 갖춰입기가 어려운 법이다. 대부분 직장인들은 자신의 몸보다 큰 사이즈의 슈트를 즐겨 입는다. 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슈트는 너무 꽉 껴도, 너무 커도 안 된다. 적당히 몸을 감싸주는 제대로 맞는 사이즈를 고르는 건 기본. 여기에 셔츠, 재킷, 넥타이 등의 색상만 잘 맞춰도 옷 잘 입는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탈리아 명품 남성복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맞춤복 담당자(브랜드 앰버서더)가 제안하는 슈트 제대로 입는 법을 소개한다.

○같은 패턴 다른 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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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이라고 하면 대부분 블랙 슈트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레이 계열이 기본이라고 입을 모은다. 블랙슈트는 조문을 갈 때나 결혼식 등 특별한 자리에서 입는 용도라는 얘기다. 슈트를 기본부터 갖추려면 자신의 피부 색에 맞는 그레이 단색 슈트를 먼저 마련한 뒤 네이비, 블랙 순으로 구입하는 게 좋다. 그다음은 가느다란 스트라이프 패턴과 자잘한 체크무늬 슈트를 장만하는 것을 추천한다. 무늬가 들어가면 옷을 맞춰 입기 어렵다는 편견이 있지만 의외로 간단하다.

패턴 매치의 법칙은 ‘작은 무늬부터 큰 무늬까지’다. 예를 들어 간격이 좁은 은은한 스트라이프 패턴의 슈트 안에는 좀 더 간격이 넓은 스트라이프 무늬의 셔츠를 입으면 된다. 재킷 왼쪽 윗주머니에는 지그재그 무늬가 들어간 포켓 스퀘어를 꽂고 넥타이는 포인트가 될 수 있는 도트(물방울) 무늬 같은 것을 코디하면 된다. 에르메네질도 제냐 관계자는 “간격이 좁고 무늬가 은은한 스트라이프, 체크는 의외로 코디하기가 쉽다”며 “여기에 색상 매치만 잘하면 옷을 세련되게 입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톤온톤 색상 매치가 무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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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합이 잘 맞는 색상 조합을 아는 게 중요하다. 어두운 그레이 슈트에는 버건디, 와인 같은 레드 계열이 잘 어울린다. 네이비 슈트에는 비슷한 톤의 스카이블루, 코발트블루 등이 제격이다. 색상 조합이 어렵다 싶으면 같은 계열에서 밝기만 다르게 매치하면 된다. 같은 그레이라 하더라도 진한 정도를 달리해서 슈트, 셔츠, 넥타이, 머플러 등을 코디하면 쉽다. 최근에는 맞춤복을 선호하는 2030 세대가 늘어나면서 슈트와 셔츠, 슈트의 단추까지 색상을 맞추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포인트를 주겠다는 의도로 자칫 네이비 계열에 쨍하게 빨간 넥타이를 매는 등 과도한 색상 배합을 하는 실수는 피해야 한다.

넥타이나 포켓 스퀘어처럼 선물로 받은 액세서리를 잘못 착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단색의 슈트보다는 여러 색깔이 은은하게 섞인 스트라이프나 체크 패턴의 슈트가 무난하다. 그 조합 속에 들어간 여러 색상 중에서 넥타이나 포켓 스퀘어 색을 골라내면 된다.

[여행의 향기] 진회색은 '슈트의 정석' 붉은 계열 넥타이 매면 남다른 패셔니스타
에르메네질도 제냐는 정기적으로 추천 슈트 코디법을 제안하고 있다. 올 가을·겨울에는 자잘한 그레이-블랙 마이크로 체크 슈트와 간격이 넓은 라이트블루-화이트 셔츠, 버건디 바탕에 라이트블루와 네이비 도트가 찍힌 넥타이를 추천하고 있다. 그 위에는 슈트와 톤을 달리한 그레이 색상으로 지그재그 패턴의 코트를 입으면 멋스럽다.

○포켓스퀘어가 슈트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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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 길이나 바지 길이 등 슈트의 기본 사이즈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재킷 길이는 팔을 자연스럽게 내리고 주먹을 가볍게 쥐었을 때 손가락 끝이 재킷 끝단을 스쳐야 한다. 재킷 끝단이 바지 주머니를 가리는 길이까지 오는 게 좋지만 다리가 너무 짧아 보인다면 이보다 재킷을 짧게 입는 게 좋다. 바지 길이는 구두를 신었을 때 바지가 일자로 똑 떨어지거나 한 번 정도 주름이 잡히는 정도가 좋다. 이보다 길게 입으면 오히려 다리가 짧아 보인다.

포켓스퀘어를 어려워하는 사람이 많지만 알고 보면 간단하게 포인트를 주기 좋은 아이템이다. 전문가들은 무늬가 없는 흰색 손수건을 기본적으로 갖추는 걸 추천한다. 어느 옷에나 포인트를 주기 쉽고 셔츠와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손수건을 사각형으로 3~4번 접어 윗부분이 보이도록 꽂기만 하면 된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