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변혁)에 성공하려면 최고디지털책임자(CDO)가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940개 기업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60%는 이렇게 답했다. 최고디지털책임자 또는 최고데이터책임자로 불리는 CDO가 회사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글로벌 기업들이 최고경영자(CEO)가 아니라 CDO를 내세워 디지털 변혁을 가속화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생존 전략이다. 화장품 회사 로레알과 스포츠용품 회사인 나이키는 이미 CDO란 직책을 두고 있다. 로레알은 지난 한 해 동안 디지털 전문가를 1000명 이상 고용하기도 했다.

스페인 최대 의류 브랜드 자라(ZARA)는 매장에서 실시간으로 소비자의 반응을 수집·분석해 마케팅 등에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상품 재고율을 10% 아래로 낮췄다. 프로축구팀 레알 마드리드는 전 세계 4억5000만명에 이르는 팬들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 팬들은 앱(응용프로그램)을 이용해 각종 경기와 선수에 대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영국 롤스로이스는 사물인터넷(IoT)과 머신러닝(기계학습) 기술을 기반으로 항공기 엔진을 점검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문제가 발생하면 실시간으로 인지하고 비행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프로세스를 개선했다. 전 세계 1200만개에 이르는 엘리베이터를 운영하는 독일 티센크루프는 MS와 손잡고 엘리베이터의 운행 패턴·속도 등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고장 가능성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프랑스 자동차 회사 르노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자동차 레이싱팀의 실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